고사위기 중개업소…2012년 수도권 3000곳 줄어

입력 2013-03-05 17:01   수정 2013-03-06 02:34

서울지역 거래건수 업소당 세 달에 1건…월세 내기도 힘들어

서울 주택매매 시장 급냉…거래건수 7년새 70% 급감
거래세 감면 등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 시급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수도권에서 중개업자 수가 3000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주택 거래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일감이 크게 줄어 부동산중개업소의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주택 거래세 감면 등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종합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작년 서울에서만 1000개 문 닫아

5일 국토해양부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중개업자 수는 5만772명으로 2011년(5만3476명)에 비해 2700여명 줄었다. 전국 중개업자 수는 지난해 1500여명 감소한 총 8만2595명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지방에서는 문을 닫은 업소보다 새로 문을 연 중개업소가 많았지만, 수도권에서는 폐업한 중개업소가 훨씬 많았다는 얘기다.

수도권 중개업자 수는 2008년 5만6402명까지 늘어난 뒤 매년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2009년에는 5만6241명으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2010년(5만4780명)과 2011년(5만3476명)에는 전년 대비 1000명 이상씩 줄어들었다.

부동산업계는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중개업소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문을 닫은 중개업소만 4775개에 달한다. 휴업을 한 중개업소도 314개였다. 반면 새로 문을 연 곳은 3984개에 그쳤다. 이를 감안하면 서울에서만 총 1000여개의 중개업소가 줄어든 셈이다. 최근 공인중개사협회 홈페이지에는 하루 약 100건씩 중개업소를 양도하겠다는 글이 올라오는 실정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중개업소가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중개수수료 규모도 크게 감소했다”며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와 평균 매매가 등으로 수수료 규모를 추정해 보면 2006년 6000억원 정도였던 게 지난해는 2000억원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주택 매매 시장의 중개수수료 규모가 6년 새 4000억원가량 사라진 셈이다.

○중개업자 1명당 연간 3.7건 매매 거래

수도권 중개업계가 심각한 침체 위기에 빠진 것은 주택 거래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집계한 매매 거래 통계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이 활황기였던 2006년 69만7676건에 달했던 수도권 주택 매매 건수는 2012년 27만1955건으로 급감했다.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셈이다.

특히 서울의 주택 매매 거래 건수는 2006년 26만3599건에서 2012년 8만3257건으로 70% 가까이 줄었다. 부동산114가 서울의 중개업자 1인당 주택 매매 건수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평균 11.3건(중개업자 2만3381명)에서 지난해는 3.7건(중개업자 2만2295명)으로 크게 줄었다.

중개업계는 최근 대형 포털 사이트와 은행들이 부동산 거래, 컨설팅 사업을 강화하면서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중개업계에는 고령자와 여성의 비율이 높아 폐업을 하면 다시 창업하기도 어려운 분들이 많다”며 “부동산시장 정상화 대책이 늦어져 심각한 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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