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기금' 도덕적 해이 어떻길래…고금리 대출 받고 "몇 달만 버티자"

입력 2013-03-07 16:48   수정 2013-03-08 02:24

"새정부 출범 이전 6개월 이상 연체자 한정…지금 안갚는것 소용없어"


#1.서울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김영한 씨(51·가명)는 올 초 1000만원을 빌리기 위해 신용대출을 알아보다 한 대부업체로부터 연 20% 후반대의 고금리 대출을 제안받았다. “국민행복기금이 출범하면 저금리 장기상환 대출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두세달만 버티면 된다”는 솔깃한 설명을 듣고 난 후 김 씨는 대출서류에 사인을 했다. 이미 은행과 카드회사로부터 2500만원의 빚을 끌어다 쓴 다중채무자인데다, 이번에 돈을 많이 빌린 후 나중에 행복기금을 통해 짐을 덜겠다는 이유에서다.

#2. 한 신용정보업체의 채권추심 업무를 맡은 직원 A씨는 최근 아파트 중도금 대출 1300만원을 갚지 않고 있는 채무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채무자는 “행복기금이 시작되면 더 많은 원금을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빚을 갚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A씨는 일부 원금을 탕감해주겠다고 설득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도덕적해이 벌써 판친다

박근혜 대통령이 작년 말 장기연체자의 빚을 일부 감면해주고, 고금리 대출은 저금리로 바꿔주는 내용의 행복기금을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후 정책 수혜를 노린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확산되고 있다.

대부업체들은 과거 2금융권 대출을 받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고금리 신용대출을 권하고 나섰다. 빚을 갚을 필요 없이 버티기만 하면 탕감된다며 대출을 중개하는 브로커들도 등장하고 있다. 반면 고려·솔로몬 등 주요 신용정보업체의 채권 추심 매출은 작년 말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짱으로 버티는 사람들이 늘어 미소금융 햇살론 등 서민금융 연체율도 상승 추세다.

정부도 이같은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7일 “기금 출범 전에라도 충분히 고지해서 국민들이 쓸데없는 기대감을 갖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의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2월25일 전 연체 빚만 해당

정부는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되, 최대한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특히 장기연체자 채무 감면 대상에 일정한 제한을 두기로 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2월25일 새 정부 출범식 이전까지 6개월 이상 장기연체된 빚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한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며 “지금부터 빚을 안 갚고 버티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억원 넘게 연체된 빚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대상에서 빼기로 했다. 캠코 관계자는 “수억원씩 빚이 있는 사람을 서민이라고 볼 수 있겠느냐”고 했다. 빚 감면 규모도 기초생활수급자 등 소외계층이 아닌 경우에는 가급적 50%를 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빚을 감면해 주기 전에는 까다로운 재산 조사를 할 예정이다. 만약 신고하지 않은 재산이 발견되면 감면을 취소할 뿐 아니라 기존에 신용회복 관련 혜택을 받았던 것을 모두 회수할 방침이다. 손상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대한 빨리 행복기금 대상과 시기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속전속결로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은/장창민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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