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0년, 기로에 선 한국] 반부패 서슬에 텅 빈 베이징 고급식당…"200위안 넘는 요리 안판다"

입력 2013-03-07 17:16   수정 2013-03-08 02:50

(4) 또 다른 변수 '부패'

시진핑'반부패 행보'에 엎드린 고위층

공무원 접대 만원 이하 음식만 허용
명품 백화점 매출 20% '뚝'
투명해지면 한국 기업들 사업에 도움




중국 베이징 올림픽광장 부근에 있는 고급 식당 샹어칭(湘鄂情). 후난성과 후베이성 전통음식점인 이곳은 값비싼 해산물요리로 유명하다. 전복요리 1인분에 688위안(약 12만원, 10% 봉사료 별도), 동충하초를 넣은 해삼요리는 488위안이다. 그런데 이 고급 식당이 최근 1인분에 200위안이 넘는 요리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50~60위안짜리 중저가 요리를 개발, 대중 식당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공산당 통치 부패로 흔들

샹어칭이 이런 결정을 한 것은 부유층 손님들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가 지난 1월 “파리든 호랑이든 (부패사범을) 한꺼번에 잡겠다”고 말하자 공무원과 국유 기업인들이 구내식당으로 발길을 돌린 탓이다. 한 중국 기업인은 “요즘 공무원들은 접대를 받더라도 내부 규정으로 허용된 60위안(약 1만원) 이하의 음식만 주문한다”며 “기업들의 대관업무가 올스톱된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반부패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당 총서기 등극 이후 27명의 고위 공직자가 부패혐의로 해임됐다. 원자바오 총리가 말한 ‘권력은 태양 아래서 행사돼야 한다’는 문구는 네티즌의 유행어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왕치산 당기율위원회 서기가 “뤄관(裸官·부인과 자녀를 해외에 둔 부패 공무원)에 대한 감독과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해 고위 공직자들은 더욱 공포에 떨고 있다. 베이징 중심가 창안제에 있는 명품 백화점 ‘신광톈디’는 올 들어 매출이 20% 이상 줄었다고 울상이다.

시진핑 정부의 부패에 대한 위기의식은 “부패를 척결하지 않으면 당도 나라도 다 망한다”는 후진타오 주석의 토로에서 잘 나타난다. 민신페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클레어몬트매케나대 교수는 “중국에서 리베이트 뇌물 등으로 유통되는 금액이 국내총생산(GDP)의 3%(약 270조원)를 넘어섰다”며 “공산당의 통치 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과 아산정책연구원의 설문에 답한 중국의 정치·사회 전문가 15명도 ‘시진핑 시대에 중국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32%가 ‘부정부패로 인한 공산당의 리더십 저하’를 꼽았다. ‘빈부격차로 인한 대중의 불만 증가’(43%)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번엔 과거와 다르다”

중국의 부패는 고질적이다. 주룽지 전 총리가 2000년에 “부패 관리와 함께 묻히겠다”며 100개의 관을 준비했고, 후 주석도 2003년에 7년간 ‘부패와의 전쟁’을 하겠다고 선포했지만 효과가 없

다. 그렇다면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는 과거 정부와 다를까.

15명의 중국 정치·사회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의 38%가 ‘지속적이고 점진적인 비리 척결 조치와 제도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적인 제도 개선으로 단호하게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모습을 이어갈 것’이라는 응답자도 31%나 됐다.

‘근본적인 변화나 조치가 없을 것’(8%), ‘곧 다시 잠잠해질 것’(23%)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재철 가톨릭대 교수는 “공산당의 권력 분산 없이는 부패를 근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차이지안 푸단대 교수도 “부패를 없애려면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데 이게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은 반부패가 대(對)중국 비즈니스 관행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KOTRA가 중국에서 일하는 100개 기업에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조치가 어떤 영향을 주느냐’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49%가 ‘정부가 투명해져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조평규 옌다그룹 부회장은 “중국이 부패 척결에 성과를 낸다면 중국 기업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에 반드시 유리해진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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