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대중음악을 논할 때 빠뜨려서는 안 되는 뮤지션이 하나 있다. 바로 ‘아바(ABBA)’다. 아바는 1972년 데뷔해 10여년간 활동하면서 무려 4억장에 가까운 음반 판매고를 올린 스웨덴 출신의 전설적 혼성그룹이다. ‘Waterloo’ ‘Dancing Queen’ 등 아바를 추억하게 하는 노래는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무수히 많다. 이들의 히트곡만으로 채워진 뮤지컬(맘마미아)이 제작돼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관객몰이를 했을 정도다.
서정적이면서도 흥겨운 멜로디의 곡들로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아바는 독특한 멤버 구성으로도 유명하다. 아바는 남녀 2명씩 4인조로 이루어졌는데, 이들은 서로 부부사이였다. 두 쌍의 부부가 모여 만들어진 그룹이다 보니 추구하는 음악관이 비슷했고 서로의 음악적 재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사랑으로 연결된 이들의 감성은 완벽한 하모니로 빛났고, 노래를 듣는 청중들에게 진한 감동과 여운으로 남았다. 아바의 노래들이 인종과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이들이 사랑으로 하나 된 부부였기에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이별의 아픔을 노래로…
하지만 부부사이라는 조금은 특수한 관계가 아바의 음악 작업과 활동에 항상 좋은 면으로만 작용한 것은 아니다. 특히 그것이 끝났을 때 오히려 관계에 독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아바의 두 부부는 그룹 활동을 중단하기 전 차례로 이혼을 발표하였는데, 그쯤 발표된 ‘The winner takes it all’이라는 노래를 보면 당시 멤버들의 심정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I don‘t wanna talk about the things we’ve gone through.
(우리가 겪은 일들에 대해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요)
Though it‘s hurting me, now it’s history.
(슬프지만 그것은 이제 지나간 일일 뿐인걸요)
I‘ve played all my cards, and that’s what you‘ve done too.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카드를 썼고, 그것은 당신도 마찬가지에요)
Nothing more to say, no more ace to play.
(더 이상 할 말도, 더 이상 사용할 카드도 없어요)
The winner takes it all, the loser standing small beside the victory.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고 패자는 그 옆에 초라하게 서 있을 뿐이에요)
That’s her destiny.
(그것이 그녀의 운명이니까요)
이렇게 시작되는 ‘The winner takes it all’은 사랑하는 이를 빼앗긴 여인의 슬픈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노래 속 여인은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지만 결국 허사로 돌아간다. 하지만 홀로 남겨진 여자는 운명으로 여기며 이별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승자가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이 사랑싸움의 원칙이고 규칙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사랑과 이별에 대해 냉정하리만큼 직설적으로 써내려간 이 노래는 분명 남녀 간의 로맨스와 관련된 것이지만, 제목에 담겨진 메시지로 인해 사회현상, 특히 소득분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총 100가구로 구성된 A국의 전체 소득이 1억원이라고 하자. 또한 A국의 소득분배는 완벽하게 균등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경우 각 가구의 소득은 1백만원으로 동일하다. A국은 가구 수와 그들의 소득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분배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다양한 소득 불평등 지표들
그래프에서 보듯 소득분배가 완전 균등한 A국에서는 전체 가구의 20%가 전체 소득의 20%를 차지하고 있고, 80%의 가구가 전체 소득의 80%를 차지한다. 한 국가의 소득분배상태를 측정하는 수단으로 로렌츠 곡선이 자주 사용되고 있는데, 소득분배가 완전 균등한 A국의 로렌츠 곡선은 네모상자의 모서리를 잇는 대각선(파란색)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한편 A국의 소득분배가 아바의 노래처럼 승자독식의 구조를 띠고 있다면 로렌츠 곡선은 수직으로 꺾이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승자독식이란 소수의 계층이 사회 전체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로, 극단적인 경우 마지막 한 사람이 사회 전체의 모든 소득을 소유(완전불균등)할 수 있다. 이 경우 최후의 1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의 소득이 0원이기 때문에 로렌츠 곡선은 네모상자의 아래쪽과 오른쪽 선분을 잇는 꺾은선(빨간색) 형태로 그려진다.
그렇다면 현실 속 국가들의 로렌츠 곡선은 어떠한 모습을 보일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실 속 국가들의 로렌츠 곡선은 녹색 곡선과 마찬가지로 완전균등과 완전불균등의 중간 어디쯤에 위치하게 된다. 이때 한 국가의 로렌츠 곡선이 다른 국가에 비해 대각선에 가깝다면, 그 국가의 소득분배가 더 균등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즉 로렌츠 곡선을 통해 서로 다른 두 국가의 소득분배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 국가 간 로렌츠 곡선이 교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만약 로렌츠 곡선이 교차한다면 두 국가 중 어느 쪽의 소득분배가 더 균등한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그동안의 조사 결과를 보면, 국가 간 로렌츠 곡선이 교차하지 않은 확률은 지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교 대상국의 수가 많을수록 로렌츠 곡선이 교차하지 않을 확률은 더욱 더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로렌츠 곡선만으로는 정확한 소득분배 상태의 비교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지니계수’이다.
지니계수는 이탈리아의 통계학자 코라도 지니(Corrado Gini)가 창안한 것으로, 소득분배 상태를 수치로 표현한 통계지수이다. 그래프를 보면 색으로 칠해진 부분은 완전균등상태의 소득분배를 나타내는 대각선과 로렌츠 곡선 사이의 면적을 나타낸다. 또한 완전균등의 대각선과 완전불균등의 꺾은선은 서로 연결되어 직각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지니계수는 색으로 칠해진 면적을 이 삼각형의 넓이로 나눈 값으로 표현된다. 일반적으로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며, 그 값이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한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정원식 KDI 전문연구원 kyonggi96@kdi.re.kr
경제 용어 풀이
▨ 로렌츠 곡선 (Lorenz curve)
미국의 통계학자 M. Lorenz가 창안한 개념으로, 한 사회의 소득분배 상태를 보여준다. 로렌츠 곡선은 가구의 누적 비율을 나타내는 가로축과 이에 상응하는 소득의 누적점유율을 나타내는 세로축의 평면에서 그려진다. 소득배분이 완벽하게 균등한 사회의 로렌츠 곡선은 대각선으로 나타나고, 분배가 완전불균등하면 수직으로 꺾이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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