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 '환율'에 달렸다…"IT株 매력적"

입력 2013-03-10 09:08  

환율이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한국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간신히 지키는 수준이다. 지난 8일 엔·달러 환율이 3년7개월 만에 95엔까지 치솟으면서 국내 수출주 실적에 비상이 켜졌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증시 하락을 우려할 때는 아니고 말한다. 특히 오는 14일에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환율 대응책이 나온다면 코스피지수가 상승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10일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환율에 대한 부담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국내 증시가 추가 상승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1050원을 저점으로 반등했지만 엔화 약세(엔·달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오는 19일 공식 취임할 예정인 구로다 하루히코 차기 일본은행 총재 지명자는 아베노믹스 추종자로 추가 자산 매입 등 더욱 공격적인 양적완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시장에 엔화가 풀리면서 다음달 초까지 엔화 약세 우려는 지속될 전망이다.
 
임 연구원은 다만 "역발상 관점에서 보면 엔화만 진정된다면 국내 증시가 상승 랠리를 탈 수 있다"며 "이탈리아가 연정 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고 미국 예산안 합의 불확실성의 영향력이 생각보다는 미약해 지금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르면 이번주에 의미 있는 변곡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등 환율 대응책이 나올지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을 권했다. 임 연구원은 코스피지수의 60일 이동평균선인 1980선 또는 120일 이평선인 1960선 근처에서 의미 있는 바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시퀘스터(재정지출 자동삭감) 협상, 국내 금리 인하 가능성 등에 증시 반등에 무게를 뒀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오는 14일 공화당 상원 의원들과 오찬을 갖고 시퀘스터 협상에 관한 담화를 나눌 것"이라며 "협상이 진전되면 시퀘스터 우려는 추가적으로 감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는 25베이시스포인트(bp)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며 "광공업생산이 전월 대비  역성장했고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 반전하는 등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 속에서 금리 인하를 더 미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주에 관심을 두라고 추천했다. 다른 업종 대비 실적 신뢰도가 높은데다 다음주 삼성전자의 갤럭시S4가 발표되면 신제품 출시에 따른 모멘텀도 형성될 수 있다는 것. 

임 연구원은 "IT업종은 신제품 출시와 업황 개선 기대감에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코스피지수 2000선 밑에서 IT 대형주를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배재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IT의 모멘텀은 증시 주도 업종으로 손색이 없다"며 "반도체업종을 중심으로 투자하되 IT 강세의 확산이 어느 범위까지 이루어지는 지도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곽 연구원은 "과거에도 삼성전자의 갤럭시S2, 갤럭시S3의 발매 이전에 기대감이 증시에 선반영됐다"며 "갤럭시S4가 오는 14일에 발표되고 다음달에 발매될 것으로 보여 IT 대형주와 중소형 부품주에 대한 모멘텀은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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