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의원 50% "안철수 신당 창당에 반대"

입력 2013-03-10 17:21   수정 2013-03-11 02:39

한경 '노원병 보선' 민주당 의원 설문

安 11일 귀국…'새정치 선언' 정계개편 촉각
"후보 내되 단일화" 35%…"완주해야" 3% 불과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11일 귀국을 앞두고 그가 출마할 예정인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진보정의당에선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공동대표의 부인 김지선 씨가 10일 출마를 선언했다. 노원병 선거 결과에 따라 야권발 정계개편 등 정치지형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아직 후보를 낼지에 대한 검토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엔 안철수에게 양보해야”

한국경제신문이 민주당 소속 의원 1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설문 결과 안 전 원장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무공천 등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62%로 조사됐다. 8일부터 10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선 전체 93명이 응답해 73%의 응답률을 보였다.

응답자 중 서울 노원병에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은 32%, 안 전 원장과 협의를 거쳐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은 30%로 집계됐다. 공당으로서 후보를 내되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35%로 나왔고,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는 의견은 3%에 불과했다.

한 초선 의원은 “지난번에 안 전 원장이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떠나 이번 한 번만은 민주당이 양보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호남에 지역구를 둔 한 초선 의원은 “미국에서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나오는 것은 옳은 모습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5·4 전당대회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이용섭 의원은 “안 전 원장이 지금처럼 국민이나 야권과 일체의 논의과정 없이 일방적 행보를 한다면 민주당이 후보를 내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공당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신당 창당 위기감

안 전 원장이 신당 창당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설문 결과에서 안 전 원장의 신당 창당에 반대하는 의견은 50%로 나타났다. 초선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반대 의견이 적었던 반면 호남 지역구 의원들의 반대 의견이 많았다.

설문에 응답한 초선 46명 가운데 신당 창당에 반대한 의원은 43%(20명), ‘안 전 원장의 선택이니 어쩔 수 없다’는 등 중립적 의견은 49%(22명), 찬성은 8%(4명)로 조사됐다.

반면 설문에 응답한 호남지역 의원 23명 가운데 신당 창당에 반대한 의원은 65%(15명)로 평균보다 15%포인트 높게 나왔다. 중립적인 의견은 23%(7명), 찬성 의견은 4%(1명)였다.

한 초선 의원은 “민주당이 쇄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당 창당을 막을 수는 없다”며 “안 전 원장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땅따먹기가 아니라 야권의 저변을 확대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민주당에 대치할 만한 신당이 나타나 민주당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창당에 찬성의견을 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도 “안 전 원장은 신당 창당을 통해 정치적 실체로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호남의 한 초선 의원은 “안 전 원장의 신당 창당은 야권 분열로 비쳐진다”며 “국회의원 빼가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안 전 원장이 국회에 입성한다면 다른 당 의원들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 ‘비현실적이거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60%로 조사됐다. 신당 창당을 찬성한 의원 9명 가운데에서도 6명은 안 전 원장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허란/이현진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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