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낮아진 로스쿨 변호사 몸값…연봉 2500만원 경위로 뽑는다

부산시 이어 경찰도 7급 채용…경감 조기승진 기회 주기로


경찰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경찰대 졸업생과 같이 초급 간부인 경위(행정부 7급 대우) 계급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사법시험 합격자는 경정(5급)으로 뽑았는데 두 단계 계급을 낮춘 것이다. 이들의 첫해 연봉은 수당·상여·성과급을 합쳐 7급 공무원에 준해 2500만원 내외가 될 전망이다.

경찰청은 로스쿨 졸업생 50명을 경위 계급으로 채용하되 이들에겐 경감(6급)으로 좀 더 빨리 승진시키는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1일 발표했다. 경찰은 로스쿨 졸업생을 채용해 경위로 최소 3년간 현장에서 실무를 쌓고 별도의 심사를 통해 경감 승진이 가능토록 배려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로스쿨 출신은 3~5년 뒤에 경감으로 승진하게 된다. 경위로 시작하는 경찰대 졸업생이나 간부 후보생 출신은 통상 경감으로 승진하는 데 5~8년이 걸린다. 경찰은 당초 로스쿨 졸업생을 경감으로 30명 채용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그러나 실무 경험이 부족한 상태로 팀장급 간부가 되는 부작용이 있어 경위로 50명을 뽑고 승진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로스쿨 첫 졸업생이 배출된 지난해부터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의 대우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엔 국가권익위원회 등 정부 기관에서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를 6급으로 채용했다. 올초엔 부산시가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변호사를 행정직 7급(주사보)으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변호사의 ‘몸값’이 갈수록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 변호사들이 행정부에서는 5급, 기업에서는 과장 이상으로 대우받는 것은 이젠 옛일이 됐다.

이에 대해 변호사업계는 반발했다. 조순열 대한변호사협회 청년담당 부회장은 “같은 로스쿨 출신인데 누구는 3급인 검찰로 가고 누구는 7급이 된다면 업무에서 상하관계에 따른 부작용이나 박탈감이 있을 수 있다”며 “국민의 권익을 위해 일하는 자리인 만큼 그에 합당한 직급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로스쿨 출신을 새로 채용하는 대신 내년부터 경찰대 입학 정원(20명)과 간부 후보 공채 정원(10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정 계급부터 시작하는 사법·외무·행정고시 특채를 축소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경찰은 또 순경 공채 출신의 승진 기회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총경 이상 고위직 승진에 순경 출신을 일정 비율 이상으로 규정하는 쿼터제도 추진하고 있다.

김우섭/정소람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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