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막내 아들이 (주)효성 지분을 크게 늘리며 장남과의 격차를 벌렸다. 효성가(家) 3세 간 경영권 승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효성은 조현상 부사장(42)이 지난 7일부터 4회에 걸쳐 효성 주식 총 22만5430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고 11일 공시했다. 조 회장의 3남인 조 부사장의 지분율은 7.90%에서 8.54%로 높아졌다.
조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사장(45)의 지분율은 7.26%다. 이번 추가 매수로 조 부사장은 큰 형과의 지분율 차이를 0.64%포인트에서 1.28%포인트로 키웠다.
당초 세 아들 사이의 ‘3자 경쟁’이었던 효성의 승계 구도는 지난달 28일 둘째인 조현문 전 부사장(44)이 전격 사임하면서 첫째와 막내 간의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지분 7.18%를 보유했던 조 전 부사장은 회사를 떠난 직후 주식 대부분을 해외 기관투자가들에 매각하고 경영권 경쟁에서 물러났다.
지분 확대로 3남이 후계 구도에서 주도권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조 부사장은 타이어코드 등 효성의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산업자재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2007년만 해도 형제 중에 지분율이 가장 낮았던 조 부사장은 이후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여 2011년 장남을 제치고 아버지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조 사장은 장남인 데다 그룹의 주력사업인 섬유를 비롯해 정보기술·무역 등 부문을 맡고 있어 경쟁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회사 자금 횡령 혐의로 실형을 받은 전력이 있고, 지난 1월 말 특별 사면된 것이 논란이 되면서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연초 7만원대였던 주가가 5만원대까지 떨어지자 조 부사장이 저가매수에 나선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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