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가브리엘 포레, '레퀴엠'

입력 2013-03-12 16:59   수정 2013-03-13 02:53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레퀴엠’이란 죽은 자를 위한 미사로서 진혼곡이라 번역된다. 한 시간 이상 걸리는 대곡인 경우가 많다. 모차르트, 케루비니, 베를리오즈, 베르디, 포레의 것이 유명하다.

이 중 포레의 ‘레퀴엠’은 분위기가 좀 다르다. 40분 정도로 압축돼 장황하지 않다.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이 짓는 죄를 징벌하는 ‘진노의 날’ 대신 소프라노가 아름답게 부르는 ‘자애로우신 주여’가 삽입됐다. 마지막 곡은 천국에서의 평화로운 삶을 노래한다.

국립오페라단 후원회장으로 늘 뒤에서, 그러나 든든하게 국내 오페라계를 지원해온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이 갑작스레 타계했다.

항상 조용히 미소 짓던 그분의 모습을 회상하니 자연스럽게 포레의 ‘레퀴엠’이 떠오른다. 분명히 파라디숨(천국)에서 안식처를 찾으셨으리라 믿는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 무지크바움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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