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논란 끝에 발효된 한·미 FTA가 오는 15일로 1년째를 맞는다. 한·미 FTA는 우리 경제에 과연 어떤 효과를 몰고 온 것인가. 지난해 3월부터 올 1월까지 대미 수출은 538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67% 증가했고, 수입은 391억달러 7.35% 감소했다. 그 결과 무역수지 흑자는 147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44%나 늘었다. 11개월의 무역통계로 한·미 FTA 성과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적어도 한·미 FTA를 하면 금방 망할 것처럼 떠들어댔던 사람들의 예측이 보기좋게 빗나갔음은 분명하다.
지난해 전체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점을 감안할 때 대미 수출 확대가 갖는 의미는 더욱 크다. 한·미 FTA가 국내 경기하강을 그나마 막은 것이다. 반대론자들의 예상과 달리 오히려 미국 쪽에서 자동차나 부품, 쇠고기 등에서 손해봤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다. 국내 중소기업의 피해가 클 것이라던 주장도 빗나갔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주로 영위하는 업종들의 수출 증가율이 더욱 뚜렷했다. 자동차부품은 12.6%나 증가했다. 섬유(3.7%) 공구(38.3%) 가구(46.9%) 완구·운동기구(6.4%) 악기(20.5%) 신발(21.1%) 등의 수출도 눈에 띈다. 일부 귀금속 등만 소폭 감소했을 뿐이다.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던 농업도 마찬가지다. 정부조차 한·미 FTA 발효 시 미국 농산물 수입이 연평균 4억2400만달러 늘어나고, 국내 농업생산은 815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했던 바로 그 문제의 농업이다. 하지만 수입은 감소하고, 수출은 5억6592만달러로 8.7%나 늘었다. 수입 감소 원인을 미국의 가뭄 때문으로 돌리더라도 수출 증가는 대미 시장접근성과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를 보고도 중소기업이나 농업이 계속 피해자라며 보조금 타령만 한다면 크게 잘못됐다. 노력하기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올 수도 있다. 60%에 불과한 중소기업의 FTA 활용률을 더 높여야 한다. 농업도 수출산업으로 확 바꿔야 한다. 일본 EU 등이 미국과의 FTA에 나서는 등 통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시장 선점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개방하면 망한다던 사람들은 언제쯤 정신을 차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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