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일자리 창출' 주문에도 대학가 체감 온도는 '영하권'

입력 2013-03-13 11:46   수정 2013-03-13 14:28


기업 채용설명회 줄고 리쿠르팅 트렌드도 변화

박근혜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지만 대학가 체감 온도는 썰렁하다. 직접적인 대학 리쿠르팅이 줄고 기업 채용 트렌드도 바뀌어 취업 문턱은 더 높아졌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2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5만9000명이나 줄었다. 20대 취업자 수는 10개월째 감소했다. 감소폭도 지난해 11월 7만9000명, 12월 8만5000명, 올 1월 10만6000명 등 갈수록 커졌다.

청년 취업의 '빨간불'은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대 고용률(55.3%)과 경제활동 참가율(60.7%) 역시 '구직기간 4주' 기준으로 조사한 1999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20대 실업률은 9%까지 늘어났다. 2011년 3월(9.3%) 이후 가장 높다.

이런 통계는 대학 현장에서 피부로 확인된다. 새 학기를 맞았지만 캠퍼스에서 열리는 대규모 취업박람회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학들은 "기업들의 참여도가 높지 않다"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하반기에 비해 상반기 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작기 때문. 일자리 문제 해결을 강조한 새 정부 출범 초기임을 감안하면 채용시장이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세대가 이달 교내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GS칼텍스와 이랜드 채용설명회는 취소됐다. GS칼텍스는 예상보다 축소된 채용 규모를 이유로, 이랜드는 회사 내부 사정을 들어 일정을 취소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교내에서 채용설명회를 하는 기업도 개별 상담 부스는 따로 차리지 않는 추세" 라며 "먼저 취업한 학교 출신 선배들이 직접 리쿠르팅 행사에 참석해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사례도 줄었고 인사팀 직원들만 학교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고려대 경력개발센터 관계자도 "하반기 공채 규모가 크고 학생들의 수요도 많은 편" 이라며 "상반기엔 대규모 취업박람회를 열기 어려운 구조"라고 귀띔했다.

개별 기업의 채용설명회 건수도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설명회 건수가 30% 이상 감소했다" 며 "주로 어문계열 학생들을 타깃으로 한 설명회가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숭실대 관계자도 "설명회를 위해 기업이 장소 대관을 요청하는 문의가 뜸해졌다" 며 "1년 전에 비해 설명회 건수가 30~4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숭실대에서 최근 수년간 매 학기 설명회를 개최해 온 현대기아차도 이번 학기엔 일정을 잡지 않았다. 예정에 있던 삼성전자 일부 사업부 설명회 역시 삼성그룹 채용계획 발표가 늦춰지면서 갑자기 취소됐다.

이화여대 방송영상학과 4학년 홍모 씨(여·24)는 "지난해 취업시즌 때보다 교내 기업 부스가 줄어들어 취업 정보를 얻기 힘들다" 며 "외부 설명회를 찾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기업들이 자체 채용설명회를 열거나 SNS 등을 통해 알리는 방식으로 바뀐 트렌드도 영향을 끼쳤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해당 기업에 관심 있는 지원자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바뀌는 추세다.

지난 11일 대졸 신입사원 입사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 현대차의 경우 공식 트위터에 지원자들의 문의가 폭주했다. 현대차는 채용 지원 절차부터 유의사항까지 다양한 내용을 SNS를 통해 지원자들에게 전달했다.

문종성 한양대 취업지원센터 겸임교수는 "공채 규모가 작은 상반기엔 대규모 취업 행사가 잘 열리지 않는 추세" 라며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기업 입장에선 부담스럽고 학생들 호응도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엔 취업박람회 같은 대규모 전시성 행사보다 면접캠프, 취업교과목 등 소규모 프로그램들이 활발히 가동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봉구/이하나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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