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50년] 농심 신라면 80개국 판매…세계인 입맛 훔쳤다

입력 2013-03-13 15:30   수정 2013-03-14 18:14

86년 이후 240억봉 판매…안성탕면·짜파게티와 함께 국가대표 브랜드로 '우뚝'



‘라면 하면 신라면’이라는 공식을 만든 농심(당시 롯데공업주식회사)은 1965년 창립 이래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스프 개발에 주력해왔다. 1982년 4월 경기도 안성에 스프 전문공장을 준공한 농심은 같은 해 너구리와 육개장사발면에 이어 안성탕면(1983년), 짜파게티(1984년), 신라면(1986년)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라면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신라면으로 라면 전성기 주도

후발주자로 라면시장에 뛰어든 농심은 1970년 국내 최초로 짜장면을 인스턴트 제품으로 만들었다. 지금 짜파게티의 시초인 ‘짜장면’과 함께 닭고기가 아닌 소고기 육수로 만든 ‘소고기라면’도 같은 해에 내놨다. 5년 뒤엔 농심의 히트상품 ‘농심라면’을 출시했는데 당시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광고 문구를 내세워 큰 인기를 끌었다. 급격한 경제적 변화로 농촌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농심라면의 인기를 바탕으로 이 회사는 1978년 사명을 농심으로 바꿨다.

1980년대엔 라면의 전성기이자 삼양의 도약기였다. 스프 전문공장을 설립한 뒤 육개장사발면과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신라면, 사리곰탕 등 베스트셀러를 줄줄이 출시한 시기였다. 1979년까지만 해도 삼양이 64.2%로 시장 점유율 1위였고 농심은 35.8%였는데, 1985년 3월 농심이 40.4%로 삼양(39.6%)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같은 해 연말엔 42.4%로 점차 오르다 1989년 58%의 점유율로 삼양(19.9%), 빙그레(9.3%), 야쿠르트(7%), 오뚜기(5.8%) 등을 큰 차이로 제쳤다.

라면시장 1위에 올라선 농심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의 공식후원업체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용기면 시대를 주도해나갔다. 올림픽경기장에서 육개장사발면 등 용기면을 먹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전국에 방송된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농심의 대표제품인 신라면은 ‘한국의 빅맥지수’라고 불리는 ‘신라면 지수’를 2009년 1월 만들어냈다. 이는 신라면이 판매되고 있는 주요 10개 지역의 신라면 1봉지 가격을 미국 달러로 환산, 각국의 구매력을 비교 평가하는 구매력평가지수(PPP)다. 각국의 상대적 물가수준을 비교하는 기준이 되는 셈이다. 예컨대 미국 현지 판매가격이 0.99달러(약 1142원)인 신라면이 호주에선 1.89호주달러(약 2210원), 홍콩에선 4.5홍콩달러(약 668원)로, 미국의 구매력을 1로 봤을 때 호주의 구매력이 1.94인 셈이다. 한국은 조사대상 10개 지역 가운데 8번째로 0.68달러(약 780원)다. 신라면은 1986년 출시된 뒤 작년까지 국내에서 약 210억봉, 해외에서 약 30억봉 등 총 240억봉이 판매됐다.

○한국 라면의 세계화 시대

1980년대의 황금기에 이어 1990년대는 다양한 라면제품이 나오고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등 전체 라면 시장이 커지는 도약기였다. 농심은 오징어짬뽕(1992년), 생생우동(1995년), 신라면컵과 신라면큰사발(1997년) 등 인기제품들을 출시해 업계 1위 자리를 굳혀나갔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라면은 서민들의 생활에 없으면 안 되는 생필품으로 자리잡았다.

농심은 그 무렵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1996년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에 생산공장을 준공했고 1998년엔 중국 칭다오, 2000년 중국 선양에 이어 2005년엔 미국 LA에 공장을 설립했다. 당시 수출한 농심의 신라면은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라면으로, 지금은 8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스위스 융프라우부터 히말라야 산맥, 지구 최남단인 푼타아레나스까지 세계 곳곳에서 신라면을 먹고 있다. 1998년에는 국내 라면시장의 규모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고, 농심은 1999년에 시장 점유율을 64.9%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농심은 2000년대 들어 무파마탕면(2001년)과 채식주의순(2004년) 등 건강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라면을 출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2008년에 오히려 기존 라면과 차별화한 웰빙면류 전문공장 프로젝트를 추진, 웰빙면 전문공장인 녹산공장을 세웠다. 녹산공장에서는 둥지냉면(2008년), 후루룩국수(2008년), 쌀국수 뚝배기(2009년) 등을 만들었다.

농심은 2010년 이후부터 ‘한국라면의 세계화’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열린 여수엑스포에선 신라면블랙컵, 메밀온소바, 즉석곰탕 등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용기면을 내놨다. 특히 2011년에 출시한 신라면블랙은 30여개국에 수출, 1년 동안 약 3000만달러(약 330억원)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최근에는 미국 월마트와 직거래 계약을 성사시켜 미국 전역의 3600여개 월마트 매장에서 농심 라면을 판매하게 됐다. 유럽에서도 영국 모리슨, 스위스 미그로스 등 메이저 유통업체와 입점계약을 맺었다. 농심은 앞으로 라면시장의 키워드가 ‘프리미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재원 농심 국제전략팀 상무는 “신(辛)브랜드 세계화를 향한 글로벌 경영에 주력하는 동시에 앞으로도 신라면 지수를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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