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50년] 대형마트, PB라면으로 제조업체와 '맛겨루기'

입력 2013-03-13 15:30  

라면이라면·도전 하바네로라면…이마트, 라면 라인업 확대
홈플러스 '좋은상품' 등 12종 인기…롯데마트 '롯데라면' 시리즈로 공략



대형마트에서는 전통 있는 라면 제조사들의 제품뿐 아니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이름이 겉포장에 쓰여진 라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요 대형마트가 라면 제조업체에 위탁 생산하는 방식으로 선보이는 자체상표(PB) 라면이다. 생산은 제조사가 하지만 상품 기획은 대형마트가 맡는다.

대형마트들은 가공식품 중 매출 비중이 높은 라면의 상품 종류를 다양화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PB 라면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일부 PB 라면은 차별화된 제품 콘셉트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라면 제조업체의 일반 브랜드(NB) 상품을 뛰어넘는 인기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이마트, 하얀 국물·짜장라면으로 다양화

대형마트 1위 이마트는 2007년 10월 ‘맛으로 승부하는 라면’을 선보이면서 PB 라면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볶음짜장면’ ‘육개장’ ‘라면이라면’ ‘도전 하바네로라면’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PB 라면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가 2007년 10월 선보인 ‘볶음짜장면’은 매콤한 맛과 달콤한 맛이 함께 나는 짜장 라면으로 월평균 9000만원어치가 팔린다. 가격은 5개짜리 한 묶음에 2950원이다. 이마트는 2010년 4월 컵라면 형태의 ‘육개장’도 내놓았다. 얼큰한 육개장 국물맛을 내는 육개장은 매달 5억5000만원어치가 판매되고 있다. 65g짜리 작은 컵은 6개에 3150원, 86g짜리 중간크기컵은 5개에 2750원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3월 대형마트 PB 라면으로는 처음으로 하얀 국물 라면인 ‘라면이라면’을 내놓았다. 5개짜리 한 묶음에 3680원인 라면이라면은 월평균 1억3000만원어치가 팔리며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강한 매운맛을 내는 ‘도전 하바네로라면’을 출시했다. 도전 하바네로는 멕시코 음식에서 매운맛을 낼 때 주로 쓰이는 하바네로를 재료로 사용한 제품이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소비층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빨간 국물과 하얀 국물, 봉지라면과 컵라면 등 모든 종류의 PB 라면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며 “NB 라면보다 가격이 20%가량 저렴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2002년 PB라면 첫 출시

홈플러스는 12종의 PB 라면을 판매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홈플러스가 오뚜기에 위탁 생산해 2010년 9월 첫선을 보인 ‘홈플러스좋은상품 볶음짜장’이다. 지난해 판매량은 55만개로 홈플러스 PB 라면 중 1위를 차지했다. NB 상품을 포함해 홈플러스가 판매 중인 161개 라면 중에서는 27위에 올랐다. 좋은상품 볶음짜장의 가격은 140g짜리 4개들이가 2400원으로 개당 670~850원인 NB 상품보다 10~30% 저렴하다.

‘홈플러스좋은상품 소문난라면(개운한 맛)’은 지난해 42만개 팔리며 PB 라면 중 판매 순위 2위를 차지했다. 면발이 부드럽고 쫄깃하며, 양파즙을 넣어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 맛을 낸 것이 특징이다. 웰빙 풍조에 맞게 발아현미, 칼슘, 비타민B1·B2 등을 첨가했다. 홈플러스 최초의 PB 라면인 ‘홈플러스좋은상품 소문난라면(얼큰한 맛)’은 2002년 11월 첫선을 보인 이래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홈플러스 PB 라면 중 판매 순위 5위에 올랐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하얀 국물 라면도 선보였다. ‘최효종의 백짬뽕’이 지난해 7월, ‘홈플러스좋은상품 파닭라면’이 지난해 8월 각각 출시됐다. 최효종의 백짬뽕(110g)은 5개에 3000원, 홈플러스좋은상품 파닭라면(120g)은 5개에 3680원이다.

○롯데마트, 중소기업 연계 ‘손큰라면’

롯데마트는 2009년 3월 삼양식품과 연계해 롯데마트 최초의 PB 라면인 ‘와이즐렉 이맛이라면’을 출시했다. 와이즐렉 이맛이라면은 육개장맛이 나는 얼큰한 국물맛으로 인기를 끌었다.

롯데마트는 2010년 3월 와이즐렉 이맛이라면을 ‘롯데라면(매운맛)’으로 리뉴얼해 내놓고 PB 라면 브랜드를 ‘롯데라면’으로 통일했다. 롯데라면(매운맛)은 지난해 롯데마트 PB 라면 중 매출 1위를 차지했으며 전체 라면 매출 순위에서는 18위에 올랐다. 가격은 120g짜리 5개들이가 2680원으로 비슷한 상품이 2780원인 것과 비교해 3.6% 저렴하다.

롯데마트는 2010년 1월 매운맛을 싫어하는 소비층을 겨냥해 롯데라면(시원한 맛)도 선보였다. 가쓰오부시(가다랑어포)를 재료로 사용해 맵지 않으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을 내는 것이 롯데라면(시원한 맛)의 특징이다. 가격은 120g짜리 5개들이가 2850원으로 3130원인 동종 상품보다 8.9% 싸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유통업계 최초로 중소기업인 새롬식품에 생산을 위탁한 ‘손큰라면’도 내놓았다. 하얀 국물 라면인 손큰라면은 감자 전분과 쌀을 재료로 사용해 면발이 쫄깃하고 국물맛이 담백하다. ‘해장라면’으로 각광받고 있다. 면 무게만 100g으로 기존 라면보다 10%가량 양이 많은 것도 손큰라면의 특징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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