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경제민주화' 속도 낸다

입력 2013-03-13 20:34   수정 2013-03-14 08:17

민생개혁 나선 朴대통령


靑, 가맹점사업법 등 공정거래 관련 법률 4월중 개정

보험계열사 의결권 한도
단계적 5%까지 낮춰



청와대가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공정거래 관련 법안의 4월 국회 통과를 추진키로 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한 경제민주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경제민주화는 박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힘을 실어왔지만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국회에서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선 지난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차기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으면서 국회에 개정안이 발의돼 있고, 여야 간 입장 차가 크지 않은 법안이 1차 타깃이 될 전망이다.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 등이 발의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일정 기간 리뉴얼(재단장)을 강요하지 못하게 하고 이후 리뉴얼할 때도 가맹본부가 비용의 일부를 분담토록 하는 내용이다. 현재 업계 일부에서 ‘모범거래 기준’이라는 자율규제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모든 업종의 모든 프랜차이즈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이나 하도급법 위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점하고 있는 검찰 고발권(전속고발권)도 여야 모두 개정에 동의하는 사안이다. 공정위 외에 다른 기관에도 고발권을 분산해 담합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자는 취지다. 정부·여당은 이와 관련, 중소기업청과 조달청, 감사원의 고발 요청 시 공정위가 의무고발하는 방식으로 전속고발권을 폐지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대선 때 ‘전속고발권 폐지’를 공약했지만 구체적인 폐지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이 밖에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일감 몰아주기 금지 등도 입법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기술 탈취에 대해 피해액의 3배를 물도록 돼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부당단가 인하, 부당 발주취소, 부당반품에 우선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하도급법 개정이 필요하다. 금융과 산업의 분리(금산분리)를 강화하는 방안도 주목된다. 이날 청와대가 대그룹 계열 보험사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한 것도 금산분리 원칙을 보다 강하게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보험 계열사가 보유한 일반 계열사 지분에 대해 의결권 한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그룹 내 보험 계열사들이 비금융 계열사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한도를 단계적으로 5%까지 낮출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생명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8.8%)의 의결권이 최대 5%로 제한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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