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점 막힌 유통업체…고용도 먹구름

입력 2013-03-13 20:51   수정 2013-03-14 02:34

작년 1분기 대형마트 6곳
올들어 홈플러스 합정 1곳
편의점 649개 → 295개로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의 신규 출점이 올 들어 크게 위축됐다.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은 데다 강제휴무와 출점 거리제한 등 정부 규제가 강화돼 새로운 점포를 내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작년에는 1분기에만 700개에 가까운 대형마트·SSM·편의점이 새로 생겼지만, 올 들어선 지금까지 새로 문을 연 곳이 300여개에 그치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 신규점 ‘0’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대 대형마트는 올 들어 새 점포를 한 곳밖에 내지 못했다. 14일 개장하는 홈플러스 합정점이 유일한 신규 점포다. 이마트는 아직 구체적인 신규 출점계획이 없다. 롯데마트도 서울 영등포점과 도봉점을 창고형 회원제 할인점 ‘빅마켓’으로 전환했을 뿐 신규 점포는 열지 않았다. 작년에는 3사를 합쳐 25개 점포가 개장했고 1분기에만 6개 점포가 문을 열었다.

SSM도 비슷한 사정이다. 롯데슈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GS수퍼마켓,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SSM 4사는 올 들어 26개 점포를 새로 열었다. 지난해 1분기 38개 점포를 개장한 것에 비해 출점 속도가 둔화됐다. 롯데슈퍼 신규 출점이 지난해 1분기 17개에서 올 들어선 4개로 줄었고, 작년 1분기 17개 점포를 새로 냈던 홈플러스익스프레스도 올해는 14개를 내는 데 그치고 있다.

편의점 역시 신규 출점이 큰 폭으로 둔화됐다. 연초만 해도 편의점은 대형마트나 SSM과 달리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1인 가구 증가 등 소비 트렌드 변화가 편의점에 유리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4대 편의점의 신규 점포는 295개로 지난해 1~2월 649개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주요 대형마트, SSM, 편의점을 합쳐 올 들어 새로 생긴 점포는 322개로 지난해 1분기 693개의 46% 수준에 그쳤다.

○고용창출 효과도 감소

유통업체들의 신규 출점이 위축된 것은 소비 침체 탓도 있지만 규제가 강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형마트와 SSM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월 2회 의무휴업을 하고 있다.

주변 상인과의 갈등도 신규 출점을 가로막는 장벽이다. 중소기업청에는 대형마트 또는 SSM 주변 상인들이 신청한 50여건의 사업조정이 진행 중이다. 대형마트와 SSM은 사업조정 결과에 따라 출점을 취소하거나 사업 규모를 줄여야 한다.

편의점은 반경 250m 안에 같은 브랜드의 편의점을 새로 내지 못하도록 한 공정거래위원회 ‘편의점 모범거래 기준’의 영향을 받고 있다.

유통업의 고용창출 효과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점포 하나를 낼 때마다 대형마트는 500명, SSM은 20명, 편의점은 5명의 직접적인 고용 유발효과가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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