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의 일본법인이 4월 초 법인 분할을 앞두고 현지 포털 '네이버재팬' 서비스를 대거 정리한다. 웹에서 제공하던 '검색' 서비스 일부를 종료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강화한다.
NHN재팬은 지난 13일 공식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향해 일부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일부 서비스를 접게 됐다는 설명. 그간 수익성이 좋지 않거나 활용도가 낮았던 서비스는 과감하게 버리고 '잘 나간다는' 메신저 라인을 위주로 모바일 사업 강화에 나섰다.
NHN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NHN 일본법인을 한게임과 '라인주식회사'(가칭)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라인주식회사가 라인과 네이버, 라이브도어 사업을 맡게 되면서 '정예군'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는 것이다.
우선 네이버재팬 통합검색 결과에서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정보를 표시하는 서비스는 이날 종료했다. 또 영화, TV프로그램 등 테마 검색을 비롯한 인물, 장소 검색은 오는 27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전국 방사능 정보를 제공하던 서비스도 같은날 종료한다. 기본 검색 서비스만 유지하는 셈.
네이버 툴바와 사진편집기, 사진 뷰어 기능도 다음달 10일 서비스를 접는다.
대신 '네이버 마토메(정리)' 서비스에 집중한다. 라인 등 모바일과의 연계도 강화할 예정. 네이버 마토메는 사용자가 하나의 키워드 또는 테마를 설정해 콘텐츠를 모아놓는 일종의 '모바일 스크랩북'이다. 한국에서는 운영하지 않는 서비스다.
NHN재팬 측은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마토메를 중심으로 네이버를 이끌어갈 예정" 이라며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서비스의 검토와 정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재팬의 대대적인 정리는 검색 등 웹서비스에선 숨을 돌리고 모바일 사업에 집중하려는 행보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선점한 라인이 게임과 콘텐츠 플랫폼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며 "올해 성적에 따라 라인의 글로벌 성공을 점칠 수 있어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재팬이 최근 3년간 거의 이익을 내지 못한 것도 주 요인이다. 모리카와 아키라 NHN재팬 대표는 "2011년 4월 인수한 일본 포털사이트 라이브도어와 네이버재팬을 지난해 1월 흡수 합병하면서 조만간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 며 "이런 상황에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넘버원'이 됐다"고 밝혔다. 네이버재팬은 2009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 라이브도어의 페이지뷰(PV)는 월 76억 회, 월간 이용자는 4500만 명 수준. 야후, 구글 등에 이어 일본 포털사이트 4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네이버재팬은 이에 못 미쳤다.
일본 누리꾼들은 "갑작스런 종료 통보에 당황스럽다" 면서도 "네이버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블로그 공지사항을 접한 한 누리꾼(아이디 @koy***)은 "수익이 나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이겠지만 종종 사용했던 서비스가 사라진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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