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영 기자] 2011년 우리나라 15~18세 청소년 비만율이 세계 1위를 기록하고 10~14세 소아비만아들이 질병에 시달릴 확률도 미국보다 더 높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는 소아비만율 세계 1위에 오를 수도 있는 위험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초·중·고교생에 나타나는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운동량의 절대 부족과 과다한 영양섭취다. 과거에 비해 섭취하는 칼로리는 증가하고 운동 등의 야외활동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 중 45%가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게다가 이 소아비만은 유행병처럼 옆집 아이는 물론 이웃나라 중국, 바다건너 미국 유럽 아이 등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소아 비만 전문의들은 10~13세에 시작된 과체중 및 비만의 80％는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뚱뚱해지면 당뇨, 고혈압 같은 성인병에 잘 걸리게 되고 특히 성장을 방해해 키가 작아지게 되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 도시 아이가 농촌아이보다 5배나 뚱뚱해
빌딩 숲, 운동장 없는 학교, 학원 등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빼앗는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시 어린이의 고도 비만율이 농촌의 5배 가까이 높다.
가톨릭대 윤건호 교수팀이 조사한 도시와 농촌 학생들의 비만 연구에 따르면, 도시 학생들의 평균 BMI 지수(체질량지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는 농촌보다 2.5% 높고 그 중에서도 BMI 25 이상인 비만학생은 도시가 농촌보다 5배 높게 나타났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에서도 일본 어린이들이 1979년에는 1만7천보를 걸었지만 요즘에는 1만1천보 밖에 걷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보도된 바 있다. 이는 도쿄도 교육위원회가 조사한 결과인데 걷는 거리가 30여 년 만에 3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이 조사에서 중학생은 하루 평균 9천60보, 고등학생은 8천226보를 걷는 등 자랄수록 더 적게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시간이 늘면서 방과 후에 밖에 나가서 노는 기회가 준 것이 원인이었다.
미국 하버드대 보건학과 진 위차 교수팀에 따르면, TV를 1시간 더 보는 것은 167cal를 섭취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비만 위험을 급격히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움직이지 않고 군것질을 하며 음료나 과자 광고를 보면 식욕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영국 존 라일리 연구팀도 3세 자녀를 둔 부모가 일주일에 4~8시간 이상 TV를 시청한 경우, 자녀가 7세 때 비만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발표한 바 있다.
■ 비만한 아이는 엄마가 만든다
소아비만의 원인은 어른에게 있다. 아이의 식습관은 95% 이상 엄마의 영향을 받는다. 비만인 엄마에게서 비만인 아이가 나타날 확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다섯 배나 높다.
할머니가 키운 아이도 소아비만율이 높은데, 이는 소아비만에 대한 경각심이 없어 식생활에서 올바른 규율을 정하지 못하는 까닭. 아이는 음식을 선택하는 주체가 아니라 어른에게서 제공받기 때문에 어른에 따라 아이들의 식생활이나 식습관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하루에 간식을 한 번 이상 먹는 사람은 50% 이상, 두 번 이상은 30%, 3회 이상은 10% 이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아이들이 먹는 간식은 대부분 가공식품이다.
때문에 탄수화물, 고열량, 고지방이 주를 이루게 되니 대부분 살로 가게 되고 꼭 필요한 영양소는 턱없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또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인공조미료의 맛은 중독성이 강하고 맛이 자극적이라 한 번 맛보면 계속 원하게 됨은 물론 많이 먹을 수밖에.
반면 담백한 음식은 맛이 없어서 과식할 일이 별로 없으므로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스낵이나 인스턴트 등의 가공식품 대신 담백한 자연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밥을 먹을 때는 TV나 신문, 책, 인터넷과 멀리하라고 한다. 식사를 할 때 음식이 입을 통해 들어가고 맛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TV를 시청하면서 식사를 하면 맛도 둔감해지고 음식에 집중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또 TV에 집중하다 보면 맛은 안 보고 자동으로 음식을 입에 넣게 된다. 게다가 요즘은 요리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TV를 보면서 식욕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TV를 보는 시간에 따라 체중이 비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뚱뚱하면 사춘기 빨라지고 키는 작아져
뚱뚱하면 사춘기도 빨리 와 키가 작아지게 된다. 비만아의 경우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 때문에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지방이 많을수록 피하 지방에 ‘렙틴’이 높아져서 성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여 사춘기도 빨리 오게 만든다.
비만인 남아는 사춘기 시작이 1년 이상 빨라졌으며 비만인 여아는 37.5%가 초경을 11세 이전에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상체중의 어린이보다 4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하지만 소아비만으로 생기는 성조숙증은 아이의 성장과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성장클리닉전문 한의원 하이키 대전점 박승찬 원장은 “비만으로 인한 성조숙증을 치료하기 위해 체지방을 줄이면서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감비조경(減肥調經) 요법을 사용한다. 율무와 인진쑥, 강황과 같은 콜레스테롤이나 지방 분해를 도와주는 효과가 있는 약재를 위주로 치료해 살을 빼면서 여성호르몬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감비성장탕은 성호르몬 밸런스를 맞춰주고 살은 빠지면서 키는 크게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이키 의료진이 2008년 1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성조숙증인 비만 여아그룹 205명을 연구관찰한 결과, 치료 전 비만도는 110.8%에서 104.6%로 낮아졌고 성장호르몬 IGF-1은 290.5ng/㎖에서 373.5ng/㎖로 29.4%가 증가했다.
키는 연평균 7.2㎝가 자라면서 여성호르몬의 진행이 억제되어 빠른 사춘기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었다. 또한 활동량이 적은 아이에게 살이 쪘다고 무조건 적게 먹이기보다는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비만이 되기 전에 예방을 하는 것이 좋다.
자녀의 올바른 성장과 건강을 위한다면 주기적으로 수영, 조깅, 등산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고 어린 시절부터 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출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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