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칼럼] 방심하기 쉬운 봄 산행, 내려올 때 더 조심해야

입력 2013-03-15 16:34   수정 2013-03-16 00:44

날씨가 조금씩 풀리면서 등산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 방심하기는 이르다. 겨우내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활동량이 적었다면 척추나 관절이 굳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때 갑자기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척추나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척추·관절 질환을 앓고 있다면 등산 후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등산은 유산소 운동인 동시에 근력 운동이다. 척추와 관절뿐 아니라 전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추운 겨울에는 야외활동이 많지 않다 보니 척추·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고 체중이 증가한 상태여서 갑작스런 등산은 오히려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따라서 등산 전 충분한 스트레칭이 필수다. 10~20분 정도 몸에서 땀이 살짝 날 정도로 손목 팔꿈치 목 어깨 허리 발목 등을 충분히 풀어 몸의 유연성을 높여줘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등산 시 적당한 강도와 시간을 지켜야 한다. 특히 중년 여성은 골다공증이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아 경사가 심한 높은 산은 하산 시 척추뼈에 부담을 줘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척추나 관절 질환이 있는 경우 가파른 산은 척추와 관절에 더욱 무리를 주기 때문에 한두 시간 이내 코스를 선택해 가볍게 즐기는 것이 좋다.

척추 관절 건강을 위해 등산 시 잊지 말아야 할 준비물은 스틱과 무릎보호대다. 등산용 지팡이인 스틱은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되고 하중의 30% 정도를 팔로 분산시켜 허리와 무릎 부담을 줄여준다. 스틱의 손목 걸이는 손목에 걸리는 하중을 흡수하므로 손목을 보호할 수 있다. 무릎보호대는 무릎 관절을 잡아줘 안정성을 높여주고 연골과 십자인대 손상을 막아준다.

철저히 준비한다고 해도 등산 후 척추 관절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아픈 부위를 찜질하면서 충분히 쉬면 회복되지만 1주일 이상 통증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산에 오를 때는 통증이 없다가도 내려올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척추 퇴행성 질환이다. 척수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져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흔히 발생한다. 산을 올라갈 때는 허리가 숙여지므로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 없이 쉽게 오를 수 있지만, 반대로 산에서 내려올 때는 허리가 뒤로 젖혀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게 되고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는 봄이라고 해도 일교차가 크다. 따라서 기온이 낮아 근육이 경직되고 척추나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되도록 날씨가 풀리는 낮 시간을 이용한 등산이 안전하다. 등산 전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척추나 관절에 부담이 없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좋겠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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