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취향, 외식문화 발전 막을 수도
김용휘 < 세종대 교수·식품공학 >
한 방송 프로그램의 ‘착한식당’ 선정 캠페인이 주목받고 있다. 안심하고 식사할 수 있는 식당 선택에 도움을 줘 방송의 공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제작진도 인정했듯이 착한식당 선정은 쉽지 않다. 좋은 음식을 위한 식당 주인의 성실한 마음을 평가하고 검증하는 작업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전문 평가단을 구성해 국산 및 유기농 식자재 사용과 조미료 사용 등 몇 가지 항목으로 착한식당을 선정한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조미료에 집착해 왜곡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부가 안전성을 인정한 조미료에 대한 해묵은 논란을 꺼내 소비자 불안을 양산하고, 평가단의 혀끝에 의존해 조미료 포함 유무를 유추하는 우스꽝스러운 전개가 반복되고 있다.
30년 장인정신으로 수고를 마다치 않던 어느 도가니탕 가게가 티스푼 분량의 조미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착한식당에 선정되지 못한 일은 더 이상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영세 식당 상인들이 “정부가 안전하다고 하는 MSG를 사용한 것이 큰 죄를 지은 것이냐”고 하소연하는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최근에는 일부 지자체가 ‘건강음식점’ 인증 프로그램으로 MSG 사용 안 하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식품업계와 학계가 반발하고 있고, 정부 기관도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불필요한 논란에 기업, 정부, 시민 등 너무 많은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 선정 기준에 사용되고 있는 조미료 MSG 사용 여부는 소비자의 건강과 무관할 뿐 아니라, 지역의 건전한 외식문화 발전에도 제한을 줄 수 있다.
MSG로 알려진 L-글루탐산나트륨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자연 아미노산 중 하나다. 육수의 감칠맛을 내는 중요 성분으로 간장 된장 젓갈 토마토소스 등 대부분 음식에 들어 있다. 다시마에서 처음 추출된 L-글루탐산나트륨은 원재료의 풍미를 더해주는 조미료로 사용된다. 또 전 세계 가공·조리 식품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그럼에도 L-글루탐산나트륨의 사용을 문제 삼아 건강에 유해하다는 오해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조미료 사용 여부가 윤리적으로 착한식당 또는 건강음식점 선정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조미료는 감칠맛을 내는 도구일 뿐, 사용 자체를 비판할 일은 아니다. 착한식당 선정 노력은 지속돼야 하나, 부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지자체의 ‘건강음식점’ 인증은 중지돼야 한다. 소비자와 식당 주인들도 건전한 식문화 환경 조성으로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용휘 < 세종대 교수·식품공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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