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냉잇국을 맛보며

입력 2013-03-17 17:08   수정 2013-03-18 00:34

새봄에 입맛 되살려주는 냉이처럼 기업 보살펴 주는 정책 많았으면

이경호 영림목재 사장 p62647213@nate.com



어느덧 모레가 1년 중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春分)이다. 24절기의 하나로 경칩과 청명 사이에 있는데도 올겨울에는 유난히도 춥고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심술맞은 꽃시샘 추위로 진정한 봄이 그렇듯 쉽게 올 것 같지 않다. 유럽의 봄은 춘분부터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입춘부터 봄이라 하고, 춘분부터 파종 등 농사준비를 해오고 있다. 이제껏 봄꿈을 꾸어온 볼에는 따사로운 남풍이 스치지만, 겨울잠을 자고 깨어나려던 종아리 세포엔 아침저녁으로 아직 차가운 기운이 여전하다. 어떻든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이 오듯이 대지가 숨을 토하기 시작한다는 3월의 허리를 돌아왔으니 동장군도 어찌 못하고 물러갈 것이다.

오랜만에 아내가 아침밥상에 냉잇국을 올렸다. 겨우내 흙 속에 온몸의 기운을 간직했다가 잔설을 비집고 자라나와 봄의 입김이 그대로 전달되는 산뜻한 맛으로 또 다른 행복을 느껴본다. 봄나물 중에서도 단백질 함량이 제일 많고 비타민 A와 칼슘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냉이는 중국에서 유래한 ‘음력 정월 초이렛날’ 풍습에서도 사람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식물로 알려졌으며, 두해살이 풀로 북반구 온대지역에 분포한다. 한자로는 ‘냉이 제’자를 써 제채(薺菜)라 하고 영어로는 ‘양치기 주머니(Shepherd’s purse)’라 하는데 냉이 씨가 든 깍지 모양이 삼각형을 거꾸로 한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조선 초기 대학자인 성현(成俔)도 냉이 꽃을 찬양했다. ‘둥근 공터에 소복이 나서/ 잔털 무성한 뿌리는/ 달고 연하여 맛이 좋아 본디 먹기 좋다네/ 잔설 남은 논두렁에 푸른 잎 길게 자라고/ 늦은 봄 울타리 그늘에/ 흰 꽃 가득 피었네(후략)’

우리나라 경제는 최근 2년 연속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해 작년에는 무역통계에서 마침내 이탈리아를 밀어내고 세계 9위에서 8위로 올라서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그러나 최근 국가 간 환율전쟁의 영향으로 무역전선에 이상 흐름이 감지되고, 또한 국내에서는 건설업 경기의 극심한 불황과 전통 제조업 주문량 부족으로 인한 고통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했다. 매서운 겨울 날씨에도 피워 올린 매화 한 송이가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듯이 그리고 우리의 떨어진 입맛과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냉잇국과 같이, 기업들을 보살피고 의욕적으로 이끄는 정책들이 그립다. 그래서 우리는 따뜻한 봄을 더욱 기다려 왔는지도 모르겠다.

이경호 영림목재 사장 p6264721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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