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유통단계 7단계서 3단계로 줄여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대해 강조하며 모범적인 프랜차이즈 업체를 예로 들었다.
박 대통령은 농협 하나로클럽을 방문해 "제가 작년에 방문했던 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최대 7단계에 이르는 돼지고기 유통단계를 3단계로 줄여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돼지고기를 제공하고, 업체들은 3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소개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종로상회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시절이었던 지난해 11월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4060 인생설계 박람회'를 둘러보던 중 종로상회 전시관에 들러 임직원들과 30여 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종로상회는 브랜드 컨설팅사 씨엠씨FC의 돼지고기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씨엠씨FC는 종로상회 점포에 공급하는 돼지고기의 유통 비용을 대폭 줄였다. 18일 서울 종로의 종로상회 매장에서 황위영 씨엠씨FC 프랜차이즈사업부 본부장(40·사진)과 만나 유통구조 개선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산지 직거래와 직영 물류를 통해 돼지고기 유통단계를 7단계에서 3단계로 줄였습니다. 보통 유통업자들이 돼지고기를 사와 가공단지 재단, 3차 부분 육가공, 스펙 커팅, 도매유통, 소매유통 등의 유통과정을 거치는데 우리는 도·소매유통과 육가공 과정을 없앴습니다."
유통과정 축소로 종로상회의 돼지고기 가격은 일반 고깃집보다 40% 정도 저렴하다. 돼지고기 프랜차이즈들이 보통 점포에 국내산 삼겹살 150g을 2만 원에 제공한다. 반면 종로상회는 지역에 따라 1만2000원 이상 저렴한 6900~7900원에 공급한다.
"원재료 공급가격이 낮으니 다른 고깃집과 같은 매출을 올려도 가져가는 수익은 훨씬 크죠. 보통 총매출에서 식자재 비용이 50%를 차지하지만 우리는 30% 수준입니다. 이로 인해 직영점 매출을 기준으로 수익률은 32.5%에 달합니다."
씨엠씨FC가 돼지고기 유통단계를 줄이기까진 3년이 걸렸다. 씨엠씨FC의 박정인 대표와 황 본부장은 감자탕 프랜차이즈 이바돔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다. 2008년 회사에서 나와 국내산 돼지뼈를 공급했던 노하우로 종로상회를 기획했다.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이 '유통 과정을 어떻게 줄일까'였다. 돼지고기를 산지직거래하기 위해 1년2개월간 전국 양돈농가를 찾아다녔다. 국내 최우수 양돈농가로 선정된 제주도 농가에 가서 교육을 듣고, 1등급 고기가 24% 이상(평균 18%)인 우수 농가를 소개받기도 했다.
"경기 포천, 충북 충주 등 3개 농가와 돼지고기 공급 계약을 맺었어요. 하루 3마리씩 공급받는 것으로 시작해 지금은 매일 24마리의 물량을 받고 있어요. 하루 800kg, 출고가 기준으로 1600만 원어치의 돼지고기를 팔게 된 셈이죠."
씨엠씨FC는 이바돔, 원할머니보쌈 등 프랜차이즈를 기획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종로상회 점포수를 현재 75개서 2016년까지 24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황 본부장은 "점포수를 늘리려면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가맹점 계약시 먼저 수익을 예상해서 서면계약서로 제공하고, 점포마다 고기 중량을 잴 수 있는 '양심저울'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비싸게 팔아도 되지 않느냐'라고 물었을 때도 '유통비용이 줄었기 때문에 일부러 비싸게 팔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며 "식재료비, 인테리어비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가맹점이 돈을 벌 수 있는 프랜차이즈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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