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올 20조 PF ABCP 만기…건설사 錢錢긍긍

입력 2013-03-18 16:55   수정 2013-03-19 02:01

중견건설사 부도·용산사태로
기관투자가 투자심리 위축
건설사 자금조달 '산 넘어 산'

< PF ABCP : 프로젝트파이낸싱 기반 기업어음 >



마켓인사이트 3월18일 오전 10시54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이후 특정금전신탁에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을 편입하지 말라는 투자자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증권사 신탁부 담당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이후 부동산 PF ABCP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보험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PF ABCP에 대한 신규 투자는 물론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에 대한 재투자도 꺼리고 있어서다. PF ABCP를 주로 소화해주던 은행과 증권사의 특정금전신탁도 PF ABCP 편입 비중을 줄이고 있다.

◆연내 20조원 ‘만기 폭탄’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PF ABCP 발행잔액은 25조7359억원이다. 이 중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PF ABCP 규모는 20조2104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15조1801억원, 5조303억원이다.

PF는 특정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해당 사업에서 발생하는 분양수익금을 상환재원으로 실시하는 금융회사 대출이다. 이 같은 대출채권을 담보로 발행된 유동화증권이 PF ABCP다.

PF ABCP는 건설사의 주된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됐다.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에 따른 PF 대출 축소와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노리는 투자 수요 등이 맞물려서다.

작년 9월 극동건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이후 기관투자가들은 신용등급 A1의 PF ABCP에만 투자하도록 투자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A2급 이하 PF ABCP는 주로 은행과 증권사의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판매됐다. PF ABCP는 투자자가 개인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이기 때문에 PF 대출에 비해 만기 연장이나 조건 변경 등이 어렵다.

연기금 채권투자 실무자는 “PF ABCP에 대한 경계 심리가 강해져서 당분간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며 투자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부 건설사 유동성 위기 직면”

건설업계에 PF ABCP 시장 냉각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건설사의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공사에 미리 투입한 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PF ABCP 차환 발행마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일부 건설사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 안팎에서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들은 PF ABCP 재투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일부 기관투자가도 건설 부동산 관련 투자를 자제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잇따른 중견 건설사의 부도가 금융시장의 불안을 키운 상황에서 용산 개발 사업마저 흔들리자 기관투자가의 투자 심리가 더욱 움츠러들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 PF 전문가는 “PF ABCP의 차환 위험 증가는 직접금융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보유 자산을 매각하거나 차입 여력을 확대하는 등 자체적으로 유동성 대응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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