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근무 없어진 현대차 레저인구 잡아라"…요트계류장·해양공원 조성 '울산 大戰'

입력 2013-03-18 17:13   수정 2013-03-19 00:50

남구, 40척 규모 계류장
울주군, 레포츠센터 건립
북구, 해양낚시공원 6월 완공




18일 오전 울산시 남구 여천동 태화강 하구. 10여명의 남구청 공무원들이 보트를 타고 강 건너편의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를 수차례 오가며 수심과 풍향 등을 점검하고 있었다. 양희부 기획예산실장은 “태화강 하구에 요트 40여척이 접안할 수 있는 계류장을 설치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구는 동해 바다와 만나는 이곳이 도심과 약 2㎞ 떨어져 있고 풍량도 많아 요트 및 윈드서핑의 최적지라고 판단, 해양레저 중심지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이처럼 작년까지만 해도 서민들의 여가활동으로 부적격하다며 외면했던 해양레저사업에 울산시의 구·군 등 기초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는 지난 4일부터 밤샘 근무가 없어진 현대차 근로자들을 레저인구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울산시 관계자는 “현대차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8000만원을 넘어서는 만큼 단순한 스포츠레저가 아닌 해양레저로 차별화해 이들이 경주 부산 등 타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낮에만 1만5000명 이상의 현대차 근로자들이 가족과 함께 여가활동에 나설 것”이라며 “기초 지자체들의 여가인구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주군은 서생면 진하리 일원에 60억원을 들여 부지 660㎡, 연면적 2000㎡, 지상 3층 규모의 해양레포츠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는 2015년까지 스킨스쿠버 관련 교육과 모터보트면허 취득을 위한 강습실, 휴게 편의시설, 주민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오는 5월부터 11월까지는 진하해수욕장에서 윈드서핑과 딩기요트 등을 무료 체험하는 ‘해양레포츠 체험교실’을 운영한다. 동구도 일산유원지 내 고늘항에 50여척 규모의 보트 계류 시설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북구는 34억원을 들여 당사동 바닷가에 해변공원, 진입교량, 낚시잔교(구름다리), 5㎾급 풍력발전기 등을 갖춘 해양낚시공원(조감도)을 6월 완공하기로 했다. 낚시잔교는 길이 220m, 폭 6m 규모로 100여명이 한꺼번에 낚시를 할 수 있다. 낚시공원 옆에는 고동 줍기와 해조류 및 불가사리 관찰 등이 가능한 400㎡ 규모의 가족휴양형 바다체험장도 조성한다.

조재호 울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양스포츠는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넘어가는 단계에 ‘대중적 스포츠’로 변화하게 된다”며 “울산은 이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4만달러를 넘어 현대차 주간2교대제는 울산을 해양레저의 중심도시로 발전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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