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피셔 블랙록 시니어매니징 디렉터 "올 글로벌 증시 최대 변수는 중국"

입력 2013-03-18 17:47   수정 2013-03-19 02:10

마켓리더에게 듣는다


“지금은 현금 뒤에 숨어 있던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으로 전환하는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보다 ‘투자’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죠.”

약 4300조원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피터 피셔 시니어매니징 디렉터(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채권에서 주식으로 전환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에 대한 증거는 찾아볼 수 없지만 최근 되살아난 투자심리가 글로벌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블랙록의 글로벌 포트폴리오 매니저에게 글로벌 투자 동향 정보를 제공하는 전략리서치그룹 총괄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피셔 디렉터는 “금융자산의 투자가치를 결정하는 세 가지 요소(예상되는 현금흐름, 금리, 투자심리)를 놓고 볼 때 경제 전망 자체는 지난해보다 크게 변한 게 없다”며 “지금은 전적으로 ‘투자심리’가 자산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시기”라고 분석했다. 그렇다 보니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기업의 현금흐름이나 금리는 수치로 알 수 있는 명확한 지표지만 투자심리는 판단 기준 자체가 모호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혼란스럽다”며 “이 같은 환경에서는 ‘분산투자’가 가장 현명한 전략”이라고 피셔 디렉터는 설명했다. 이어 “주식의 경우 그동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왔기 때문에 채권 등 다른 자산보다 저평가된 상태”라며 “배당주 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미국증시에 대해 “현재 밸류에이션이 과도한 수준은 아니지만 빠른 경기 회복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이미 반영돼 있다”며 “이제는 실질적인 펀더멘털 검증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럽은행의 감독 강화, 뱅킹유니언(은행연합체) 등 다양한 방안을 언급한 뒤 유럽증시는 한 달 반 동안 20%나 상승했지만 실제 실행된 것 없이 오직 말뿐이었다”며 “미국증시도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증시에 대해선 “아베 신조 총리의 확고한 경기 부양 의지에 대한 기대감이 닛케이225지수를 견인했다”며 “단순히 통화정책이 아닌 실질적인 경제구조 개혁을 통해 경제 부활 기회를 맞이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셔 디렉터는 올 글로벌 시장의 주요 변수로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그는 “최근 한국증시가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는 것도 한국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내수경기 진작과 함께 중국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정부의 신규 투자 의존도를 줄여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앞으로 5~10년간 어려운 전환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아직 중국 주식에 투자할 적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글=안상미/사진=허문찬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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