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도 車 메이커들, 부품구매·합작 잇따라
지난 15일 호주 멜버른 알버트 파크. 올해 포뮬러1(F1) 첫 대회인 호주 그랑프리 개막(17일)을 이틀 앞두고 호주 최대 자동차산업 투자설명회인 AAW(Australia Automotive Week)가 열렸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AAW는 해외 각국 바이어를 초청, 호주의 부품·소재업체들과 연결해주는 이벤트다. 수백명이 모인 행사장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이들은 중국 바이어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0여개 중국 부품회사가 이곳을 찾았다.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에서 온 바이어도 많았다. 호주가 미래형 소재·부품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고성능 전기차·하이브리드용 배터리, 카본 파이버(탄소섬유) 등 첨단 소재·부품으로 자동차 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호주, 부품·소재 강국으로
호주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변방’으로 취급받는다. 내수시장 규모는 110만대 정도로 크지 않다. 자국 제조업체도 없다. 미국 GM과 포드, 일본 도요타가 호주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을 뿐이다. 세 업체의 작년 총생산량은 22만1000여대로 400만대가 넘는 한국과는 비교조차 안된다.
하지만 부품·소재 분야에선 ‘강국’이다. 호주는 멜버른이 속해 있는 빅토리아 주(州)를 중심으로 10여년 전부터 첨단 부품·소재를 집중 육성해왔다. 작년에만 호주 전체 연구·개발비의 74%(약 7736억원)를 자동차 소재·부품 분야에 투자했다. 2010년에는 ‘로드맵 2020’이란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정부와 160여개의 기업·대학이 협업해 미래형 소재, 대체연료, 전기차 등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여기에 50억호주달러(약 6조원)를 투입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CSIRO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에 쓸 수 있는 고효율 배터리를 개발했다. 또 다른 연구기관에선 전기차용 모터·발전기, 충전시스템과 알루미늄·티타늄·마그네슘을 이용한 경량소재를 만들어냈다.
○자동차 신흥국, 잇단 러브콜
부품·소재 분야 강점 덕에 호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성수 KOTRA 멜버른 무역관장은 “중국 인도 등 신소재와 부품 기술력이 뒤처지는 자동차 후발국들이 호주 자동차 관련 업체와 합작·제휴는 물론 인수·합병(M&A)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지리자동차는 2009년 호주 트랜스미션 제조업체인 DSI를 인수했다. 중국 체리자동차도 2007년부터 호주 퓨처리스에서 자동차 시트·인테리어를 공급받고 있다. 퓨처리스는 작년 태국에도 시트·인테리어 공장 3곳을 증설, 현지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회사들에 납품하고 있다. 변속기 제조업체인 MtM은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의 러브콜을 받았다. 마힌드라의 미국 수출 차량에 MtM의 변속기가 쓰인다.
전기차·하이브리드카용 소재도 호주가 강점을 보이는 분야다. 일본 도요타는 멜버른에 디자인·연구센터를 두고 차세대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 중이다. 중국 전기차 보급 프로젝트에도 호주 부품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빅토리아 주정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향후 5년 동안 전기차를 연간 50만대씩 생산한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호주 업체들이 배터리와 전기모터 등의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마힌드라도 전기차를 같이 개발하자고 제안해왔다”고 설명했다.
멜버른=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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