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시 통하는 중국 비즈니스…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시-리' 인맥 주목

입력 2013-03-19 17:18   수정 2013-03-20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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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1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주석 시절 한·중우호협회장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환담한 자리에서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중국에서 한류 열풍이 대단하다”는 시 주석의 말에 박 회장이 “중국 가요도 아름답다”며 시 주석의 부인이자 유명 가수인 펑리위안을 한국에 초청, 공연하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한국에서도 아내가 유명하냐”며 놀란 반응과 함께 “중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체제가 출범하면서 국내 재계에서는 박 회장의 중국 인맥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시 주석, 리커창 신임 총리와 함께 이번에 국가 부주석으로 부활한 리위안차오와도 친분을 맺고 있다. 중국 권부의 ‘빅3’를 모두 접견한 국내 기업인은 박 회장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박 회장은 한국과 중국 간 민간 교류단체인 한·중우호협회장을 맡고 있다. 큰형인 고(故)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2005년부터 8년째 이 단체를 이끌고 있다. 이달 초 재추대돼 앞으로 4년 더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박 회장은 2009년 시 주석이 방한했을 때 환영 조찬회를 주관했고 ‘한·중 해저터널’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연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200만명이 넘는데 13억명의 중국 인구가 한 번씩 한국을 방문하려면 650년이 걸린다”며 “해저터널이 뚫리면 한·중 교류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대만 간에 해저터널이 추진되고 있어 한국과 중국 사이에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리 총리, 리 부주석과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서너 차례 만났다. 리 총리가 2005년 랴오닝성 당서기 시절일 때와 2011년 부총리 자격으로 방한했을 때 박 회장이 민간단체 대표 자격으로 접견했을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 회장은 2007년 금호타이어 난징공장 기공식 후 당시 장쑤성 서기였던 리 부주석과도 따로 만나 친분을 쌓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중국은 당 지도부 및 정부 고위 관료들과의 인맥을 의미하는 ‘관시(關係)’가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중국 항공노선 확대, 타이어공장 확장 등 중국 사업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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