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페르시아인의 종교는 조로아스터교였다. 모든 종교의 뿌리요 큰집이라고 불리는…. 조로아스터교에서는 춘분을 한 해의 시작으로 생각한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이다. 세상은 춘분을 기점으로 빛과 밝음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페르시아의 후예인 이란인을 비롯 쿠르드인과 서남아시아인들은 지금도 춘분을 새날이란 뜻의 노로즈라고 부르며 연중 가장 큰 명절로 생각한다. 고대 독일과 북유럽에서도 이 날을 한 해의 시작으로 기렸다. 이들은 특히 삶은 계란을 먹으며 새 출발을 자축했다.
고대 중국에서는 춘분이 하늘에 제사 지내는 날이었다. 명청(明淸) 시대에는 춘분 해뜰 무렵에 황제가 직접 문무백관들을 거느리고 베이징 외곽 르탄(日壇)이라는 곳에서 태양신에 제사를 지냈다. 중국 농가에서는 이날 이후 제비가 찾아오고 번개와 천둥이 친다고 생각했다. 일본은 춘분을 국경일로 정하고 있다. 조상의 묘소를 참배하고 가족들이 한데 모이는 날이 바로 춘분이다. 이날을 전후해 7일간을 피안(彼岸)의 주기로 정하고 조상의 혼령이 극락왕생할 것을 기원하는 의식을 치른다. 2차대전 이전에는 국가에서 직접 제사를 지냈다. 기독교도 춘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독교의 대표적 기념일인 부활절은 춘분 후 보름달이 지난 첫 일요일로 정하고 있다.
서양 점성술 역시 춘분을 한 해의 시작점으로 본다. 이날 이후 1년을 12개의 별자리로 나눠 별의 움직임을 관찰해 인간의 운명을 예언하는 것이다. 점성술가들은 이 날을 세계 점성술의 날로 정하고 각종 행사를 치른다.
우리나라에선 춘분과 관련된 습속이 별로 없다. 다만 조선시대에는 춘분에 얼음을 저장하는 빙고문을 열어 개빙제를 지냈다. 이를 사한제라고 일컬었다. 고려시대에는 관리에게 이날 하루 휴가를 줬다는 기록도 있다. 어제가 춘분이었다. 하지만 이날 정확한 낮 길이는 12시간 7분 31초였다. 낮 길이가 밤 길이보다 7분31초만큼 많았다. 낮과 밤 길이가 똑같은 진짜 날은 춘분 2일 전인 18일이었다. 태양이 둥글기 때문에 그 절반이 수평선에 이르는 때를 낮의 시각으로 잡아야 하지만 국립천문대가 태양의 꼭대기가 지평선에 보일 때를 일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다. 춘분날 비가 오면 한해가 풍요롭다는 속설이 있다. 이날이 지나면 농가도 슬슬 바빠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춘분 무렵에 심혈관 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 몸이 심한 일교차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뿐더러 갑자기 옷차림이 가벼워지면서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혈관이 수축된다는 것이다. 건강에 조심해야 할 때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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