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새로 나온 명합입니다.”
변영섭 신임 문화재청장이 20일 서울 통의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에게 건넨 명함(사진)에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그려져 있었다. 변 청장은 “명함을 새로 만들면서 문화재를 하나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국내 문화재 가운데 가장 오래된 ‘맏형’ 격인 반구대 암각화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선사시대 그림이 새겨진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 울주군 대곡천변 암벽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인근 사연댐의 수위 변화에 따라 1년 중 절반가량은 물에 잠겨 있다. 변 청장은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시절 암각화 보존을 위한 운동을 활발하게 펼쳐 왔다. 취임 이후 암각화 보존대책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그는 “문화재청에서 용역을 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종묘, 석굴암보다 반구대 암각화의 경제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구대 암각화를 보존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들이 맡고 있는 문화재 관리를 중앙정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문화재 관리 과정에서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 갈등이 생길 수 있는데 반구대 암각화도 이런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보와 보물부터라도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방향의 법령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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