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부익부 빈익빈' 극심…'KB중소형' 끝없는 질주

입력 2013-03-21 13:45  

펀드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그동안 수익률이 검증된 펀드로 자금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펀드 간 자산배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ETF 제외)에서는 2조340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6조4130억원이 빠져나간데 이어 자금이 계속 이탈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펀드는 환매 열풍에도 끄덕 없는 '무풍지대'에 서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지난해 수익률 1위(36.15%)를 차지한 'KB중소형포커스' 펀드는 올해에도 여전히 인기다. 2011년 말 설정된 이 펀드는 지난해 1년간 2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고, 올해 들어서도 1737억원의 자금 몰이를 했다.

중소형주 펀드는 투자 종목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엇갈린다. 'KB중소형포커스' 펀드는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장세에 맞게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치투자 전도사'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이 가치투자 대중화를 위해 지난해 3월 출시한 '한국밸류 10년투자 밸런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펀드는 설정 초기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한국밸류운용이 최근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면서 함께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밸류 10년투자 밸런스'로 유입된 자금은 673억원이다.

국내 채권 혼합형 펀드 중에는 '트러스톤 다이나믹코리아 50'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2011년 6월 설정된 이 펀드는 최근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 76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측은 "이 펀드는 자산의 50% 이내에서 채권을 편입하고, 나머지는 주식매수와 차입매도가 동시에 이뤄지는 '롱·숏' 전략을 사용한다"며 "처음에는 이러한 전략이 생소했겠지만 지난 1년간 변동성 장세에도 안정적인 성과를 내자 최근 '스마트 머니'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형 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는 고전하고 있다. '한국투자 삼성그룹' 펀드를 비롯해 'JP모간 코리아 트러스트',  '미래에셋인디펜던스K-2(C5)', 'KB한국대표그룹주' 등 대형 펀드에서는 올해 들어 자금이 각각 1000억원 이상씩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들 펀드를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원소윤 한화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최근 환율 이슈로 외국인 매도세가 대형주로 집중되면서 대형 성장형 펀드에서도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며 "하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대형주를 중심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들 펀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원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는 신정부 수혜 기대감 등으로 중소형주 펀드가 주목을 받았으나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낼지 여부는 두고봐야 한다"며 "일반적인 중소형주 펀드는 수익률 변동성이 클 수 있으므로 투자를 분산하는 차원에서 보조 전략으로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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