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창업투자社 퇴출 경보 발령…경영난에 무한투자등 6곳 자본금 반토막

입력 2013-03-21 16:55   수정 2013-03-22 01:00

중기청, 개선·시정 명령
유상증자 실패하면 라이선스 취소 불가피



마켓인사이트 3월21일 오전 6시28분

국내 벤처캐피털 6곳이 경영난으로 납입 자본금이 반토막 나면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작년 결산보고서가 나오는 다음달에는 자본금 요건을 맞추지 못하는 곳이 속출할 것으로 보여 벤처캐피털 업계에 ‘무더기 퇴출 사태’가 일어날 전망이다.

21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창업투자회사 최소 납입자본금(50억원)의 절반인 25억원을 유지하지 못해 중기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벤처캐피털은 문화창업투자 무한투자 위더스기술금융 로이언스인베스트먼트 등 4곳이다. 매그넘벤처캐피탈 트루글로벌파트너스는 새로운 주인이 회사를 인수한 뒤 자본금 50억원 유지 조건을 못 맞춰 시정명령을 받았다.

납입자본금은 회사를 설립할 때 투입하는 자본을 말한다. 현행법 상 창업투자회사의 최소 납입자본금은 50억원이다. 경영개선명령이나 시정명령을 받은 창투사는 일정 기간 내 명령을 이행해야 한다.

이들 6개 업체 모두 다음달 중 유상증자를 통해 납입자본금을 50억원으로 확충해야 한다. 자본확충에 실패할 경우 중기청의 조사를 거쳐 창투사 라이선스가 취소된다.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곳 중 문화창업투자와 무한투자는 자본잠식률이 각각 72.6%, 74.2%에 달한다. 두 회사 모두 36억원 이상을 납입해야 한다. 기존 최대주주가 자금여력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 회사를 인수한 뒤 자본금을 확충해야만 회생이 가능하다.

위더스기술금융은 최근 증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유사수신업체와 손잡았다가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중기청은 조만간 위더스의 창투사 라이선스를 취소할 예정이다.

자본잠식에 빠진 벤처캐피털을 인수한 경우 자본잠식분만큼 증자해 납입자본금을 50억원 이상으로 만들어야만 창투사 지위를 승계할 수 있다. 매그넘벤처는 작년 4월 김형기 한국벤처투자 전 사장이 인수했다. 당시 김 전 사장은 20여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고 중기청에 보고했으나 이후 1년 가까이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벤처캐피털이 중기청에 2012년도 재무제표를 제출하는 다음달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펀드 조성과 투자 실패 등으로 자본금 조항을 맞추지 못하는 창투사가 대거 추가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개선명령 및 시정명령을 받은 6곳은 수시평가(중기청 업무보고)를 통해 적발된 곳이다. 오는 4월 재무제표가 나오면 중기청의 정기평가가 진행되며 이때 추가로 납입 자본금 25억원을 유지하지 못한 창투사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면서 자본금이 25억원 미만으로 떨어진 업체들이 추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상증자에 참여할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경우 창투사 라이선스가 취소되는 것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동혁/좌동욱 기자 otto8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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