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최태원 SK회장이 22일 SK C&C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논란이 중심이었던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은 이날 경기 성남시 킨스타워에서 열린 SK C&C 주주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임기 3년의 등기이사로 다시 선임한 것.
SK C&C는 "최 회장은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글로벌 개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그동안 의미있는 성과를 많이 달성해왔다"며 "진행중인 글로벌 사업 성공을 위해 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를 비롯한 일각에선 "회사에 물의를 일으킨 최 회장이 이사를 맡는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최 회장은 회사자금 46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1월31일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SK그룹은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입장이다. 최종심이 선고되지 않았고 오너로서 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선 이사 선임은 당연하다는 것.
최 회장은 SK C&C 이사 외에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의 대표이사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최 회장의 공백을 메워 '선장' 역할을 하는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SK이노베이션 사내이사로 신규선임됐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서울 서린동 본사에서 주총을 열고 김창근 SK수펙스 추구협의회 의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에선 최 회장과 함께 김 의장이 대표이사 회장을 맡게 됐다.
이날 일제히 열린 SK계열사 주총은 지주회사와 계열사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사내이사 선임 등이 주요 화두였다. SK그룹은 지난해 '따로 또 같이 3.0'을 시작해 자율경영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새롭게 변하는 ‘따로 또 같이’ 3.0의 롤모델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펼쳐질 새 반세기는 우리에게 많은 변화 요구하겠지만 우리는 지난 50년간 수많은 위기를 이겨낸 역량과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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