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신임 일본은행 총재(사진)는 아베노믹스의 전도사이자 야전사령관으로 불린다. 적극적 금융완화를 직접 실행에 옮기는 역할이다. 그는 재무성 관료 시절부터 양적완화론자였다. 국제금융국장을 맡아 ‘엔 약세’ 정책을 주도했고, 틈날 때마다 일본은행의 경기부양 정책이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구로다는 자신의 금융완화 정책에 ‘리플레이션(reflation)’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물가가 하락하는 것이 디플레이션(deflation), 오르는 게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면 ‘리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기 위해 완만하게 물가 인상을 유도하는 정책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1930년대 초반 ‘쇼와(昭和) 공황’이라고 불리던 불황기 때 다카하시 고레키요 재무상이 처음 시도했다.
구로다의 각오는 단단하다. 일본은행 총재로 내정되자마자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인 정책은 다음달 초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 매입기금 증액과 위험자산 매입 확대 등의 정책이 줄줄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경기부양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 부호를 다는 분위기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년 뒤 소비자물가지수를 2% 상승시키려면 국내총생산(GDP)이 앞으로 2년 동안 매년 4% 이상씩 증가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일본 내 주요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예상하고 있는 일본의 2014~2017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1% 안팎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라는 얘기다.
기업 임금을 올려 물가상승을 유발하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생각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마키노 준이치 SMBC닛코증권 애널리스트는 “임금이 올라 물가가 상승하려면 지금보다 고용이 늘고 이로 인해 실업률이 떨어져야 한다”며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업률이 2.5%를 유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현재 실업률(4%대 초반)이 1.5%포인트 이상 떨어져야 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선 매달 11만개 이상의 새 일자리가 생겨야 한다. 마키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경기가 매우 좋았던 시절에도 고용은 월평균 4만명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다”며 “상당히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고 말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급등주 자동 검색기 등장...열광하는 개미들
▶[한경 스타워즈] 대회 한 달만에 전체 수익 1억원 돌파! 비결은?
▶ 日 재벌 회장 "김연아 '우승' 사실은…"
▶ 이봉원, 손 대는 사업마다 줄줄이 망하더니
▶ 女직장인 "밤만 되면 자꾸 남편을…" 고백
▶ 고영욱, '화학적 거세'는 안심했는데 '덜덜'
▶ "이효리 제주도에 신혼집 마련" 알아보니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