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의 반격…M&A 노리는 루이비통에 "지분 줄여라" 공개 요구

입력 2013-03-22 16:51   수정 2013-03-23 05:21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리는 프랑스의 초고가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가 라이벌인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에 에르메스 주식 지분을 줄이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에르메스를 인수하기 위해 수년째 벼르고 있는 LVMH에 주식시장에서 정면 대결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파트리크 토마 에르메스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프랑스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유동주식수(Free Float)를 늘려야 하니 LVMH는 에르메스 지분율(현재 22.6%)을 10~15%대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유동주식수란 기업이 발행한 총 주식에서 최대주주의 지분과 자사주 등 시장 유통이 제한된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주식을 말한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유동주식수가 적을 경우 거래 규모가 크지 않아도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에르메스는 LVMH에 에르메스 지분을 줄이도록 해 시장 내 유동주식수를 늘리는 한편 증시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쉽게 노출되지 않도록 주가 방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토마는 “LVMH는 우리에게 좋은 주주가 아니다”며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자체 성장해온 에르메스와 M&A를 거듭하며 덩치를 키운 LVMH는 기업 문화와 경영 모델이 서로 너무나 다르다”고 못 박았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은 “에르메스가 과거와 달리 LVMH에 대한 방어적 태도를 버리고 공격 태세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LVMH가 에르메스 지분율을 22.6%까지 높이자 에르메스는 지난해 7월 LVMH를 주가조작 및 내부자거래 혐의로 프랑스 법원에 제소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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