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어지럽고 가슴 욱죄면 위험신호…피부 타들어가는 통증, 협심증 가능성
최근 경남 함양 덕유산 능선에서 회사원 박모씨(45)가 갑자기 쓰려져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등산을 하다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3~4월엔 심근경색 발병으로 직장 동료나 친구가 돌연사했다는 소식을 종종 듣게 된다.
최동훈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날씨가 풀리는 요즘 같은 봄에는 심근경색, 협심증(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수축돼 혈류 공급이 안되는 증상)과 같은 심장질환 환자가 증가하는데 극심한 일교차에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특히 겨울 동안 운동량이 줄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이런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시작한 운동이 심장에 무리를 준다”고 덧붙였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는 3~4월 환절기에는 감기뿐만 아니라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날씨가 풀렸다고 들뜬 마음에 강도 높은 야외운동을 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협심증, 동맥경화증과 같은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운동할 때 심장정지가 일어날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100배나 높다. 최 교수는 “평소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등산이나 운동을 할 때 수축기 혈압을 180㎜Hg, 이완기 혈압을 110㎜Hg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운동할 때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최대 심박 수는 1분에 보통 ‘(220-나이)×0.75’로 계산할 수 있다. 만약 50세라면 1분당 심박 수를 120~130회 정도로 적당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심장질환자 100만명 넘어
심장질환은 봄 기운이 감도는 시기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2년간 협심증, 심근경색증 환자 등을 조사한 결과 3~4월 환자 수가 연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심혈관 질환은 기온이 뚝 떨어지는 초겨울이나 겨울에 환자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기온이 올라가는 봄철에 더 많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심혈관 질환을 앓는 전체 환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6~2010년 심장질환자를 분석한 결과 2006년 88만3000명에서 2010년 103만8000명으로 17.6%나 증가했다. 대표적인 심혈관 질환인 협심증 환자 수는 2010년 51만2000명으로, 2006년 43만9000명보다 16% 늘었다. 통상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포함한 관상동맥 질환을 비롯해 뇌졸중, 기타 혈관질환을 심혈관 질환이라고 한다.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있지만 최근에는 40~50대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심장에 충분한 혈액공급 안되면 통증
우리 몸은 심장이 아프면 각종 전조증상을 통해 위험신호를 보낸다. 예컨대 심장이 충분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면 젖산이 쌓이기 시작해 통증이나 불편감이 느껴진다.
가슴 통증이 오다가 20분 안에 회복되는 양상이 몇 차례 반복되거나 압박감, 목이나 인후, 턱과 왼쪽 어깨, 팔쪽 피부에서 타들어가는 통증이나 열기를 경험했다면 협심증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증상은 대개 육체적인 활동 뒤 생기며 휴식을 취하면 호전되지만 협심증은 심장마비의 전조증상인 사례가 많아 즉시 검사 후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흉통이 누워 있을 때는 심해지지만 앉아 있거나 앞으로 몸을 기울였을 때 호전된다면 심낭(심장을 싸고 있는 이중의 막)에 염증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염증이 심해져 심낭에 삼출액(몸에 상처가 생겼을 때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출혈)이 많아지면 심장을 압박해 심장의 펌프 작용을 방해할 수 있다. 심장이 벌렁거리는 느낌, 심장 박동이 한두 번씩 건너뛰는 느낌, 갑작스러운 전신 허약감과 어지러움 등이 오거나 심장이 갑자기 불규칙적으로 빠르게 뛰면 심각한 부정맥질환인 심방세동(심장이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풍선혈관 성형술, 스텐트 이용해 혈관 넓혀
심장병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3개의 관상동맥이 막혀 발생하는 ‘동맥경화증’에서 기인한다. 지방, 콜레스테롤, 칼슘과 같은 물질들로 구성된 플라크가 쌓여 관상동맥 내벽이 좁아지는 것이다. 경화증이 계속 진행돼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관상동맥)이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막히면 관상동맥 질환이 된다.
대표적인 관상동맥 질환이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다. 협심증과 관련된 통증은 가슴 부위를 세 부분으로 나누었을 때 위쪽과 가운데 지점에서 일어나는 사례가 많다. 협심증은 휴식을 취할 때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빨리 걷거나 뛰고 계단 또는 언덕을 오를 때 필요한 만큼 혈액이 흐를 수 없어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에 혈전(핏덩어리)이 생겨 그 부근에 있는 심근(심장 외벽의 근육)이 괴사를 일으키는 상태다. 급성 심부전증에 빠져 최초의 발작이 시작되면 약 3분의 1이 목숨을 잃게 된다. 통증은 찢어질 것처럼 아프거나 타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관상동맥 질환은 혈류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풍선혈관 성형술이나 스텐트라고 불리는 주입식 철망으로 좁아진 동맥을 강제로 뚫어준다.
○심폐소생술로 생존 확률 높아져
한 해 평균 발병하는 심장마비 환자는 무려 2만5000여명에 달한다. 이 중 2만2000여명이 목숨을 잃는다. 10명 가운데 8~9명 꼴이다. 한 번 멎은 심장이 다시 뛸 수 있을지는 4분 안에 결정된다. 따라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응급조치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운동이나 등산을 하다가 심근경색증을 느끼면 진통제인 아스피린 1정(300㎎ 이상 용량, 국내는 500㎎ 또는 650㎎)이나 심혈관질환 예방용으로 사용하는 저용량 아스피린(100㎎ 용량) 3정을 즉시 씹어서 복용해도 좋다. 약을 복용했다면 즉시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가야 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최동훈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급등주 자동 검색기 등장...열광하는 개미들
▶[한경 스타워즈] 대회 한 달만에 전체 수익 1억원 돌파! 비결은?
▶ 日 재벌 회장 "김연아 '우승' 사실은…"
▶ 이봉원, 손 대는 사업마다 줄줄이 망하더니
▶ 女직장인 "밤만 되면 자꾸 남편을…" 고백
▶ 고영욱, '화학적 거세'는 안심했는데 '덜덜'
▶ "이효리 제주도에 신혼집 마련" 알아보니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