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용권 15유로로 저렴
최고 시속 80㎞…가속력 기대 이상
“지금부터 트위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완성차업체인 르노의 2인승 전기자동차 ‘트위지’의 앞유리 왼쪽 상단에 회원 카드를 대자 녹색 램프가 깜빡이며 이런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용자들이 트위지를 몰고 이동한 뒤 생캉탱 시내 아무 곳에나 주차해 두면 자동적으로 반납이 완료된다. 르노가 프랑스 전기차 저변 확대를 위해 시범운행 중인 카 셰어링(차량 공유) 프로젝트 ‘트위지 웨이’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5㎞ 떨어진 소도시 생캉탱의 도로 곳곳에선 트위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용과 반납절차 편해
르노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전기차 카 셰어링 사업 트위지 웨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이곳에서 시범운영되고 있다. 이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차 사용을 위한 절차가 간단하고 편리하다는 것. 생캉탱 시내 주차장 어디에나 주차가 가능하며, 도로 갓길에는 트위지만을 위한 주차공간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차를 세워두면 다음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위치확인 서비스를 통해 시내 곳곳에 반납된 트위지 중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차량을 찾아서 타게 된다. 정해진 구역에서 차를 빌리고 반납해야 하는 기존 카 셰어링업체의 불편함을 개선했다. 르노는 미국의 대표적인 카 셰어링 업체인 집카(Zipcar)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했다.
○비용 저렴해 시티카로 적합
단순하고 저렴한 가격 체계도 장점으로 꼽힌다. 처음에 15유로(약 2만원)의 등록비를 내면 1년 사용권한을 준다. 트위지를 이용할 때마다 시간당 11.90유로(약 1만6000원)를 지불하면 된다. 차량 임대료, 전기세, 보험료, 주차비까지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사용자들의 초기 반응도 나쁘지 않다는 게 르노의 자체 평가다. 지난해 11월 트위지 웨이 회원 모집에 들어간 결과 3개월 만에 550명을 확보했다. 르노는 생캉탱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휴양지인 프랑스 남부 지역으로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트위지는 작다. 차체가 스쿠터에 지붕을 씌운 것처럼 보일 정도다. 중형 세단 한 대를 주차할 공간에 세 대를 세울 수 있다. 도로가 좁은 유럽지역의 여건을 고려해 제작됐다. 하지만 성인 2명이 앞뒤로 어렵지 않게 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후륜구동 방식이 적용된 트위지는 의외로 주행 성능이 나쁘지 않다. 직접 몰아본 트위지는 최고속도 시속 80㎞로 전기모터의 특성상 가속력이 기대 이상이었다. 작고 날렵한 움직임은 도심에서 충분히 이동수단의 역할을 했다.
○전기차 라인업 다양화
트위지를 포함해 르노의 전기차 모델 라인업 다각화도 끝났다. 르노는 2011년 첫 세단형 전기차인 ‘플루언스 전기차’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소형 트위지와 상용차 ‘캉구’를 내놨다. 이달에는 전기차 전용 해치백 모델인 ‘조에(ZOE)’의 프랑스 판매도 시작한다.
르노 관계자는 “플루언스와 캉구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뼈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조에는 제작단계부터 전기차로 구상돼 성능과 편의성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조에의 운행거리는 150㎞이며, 판매 가격은 1만3000유로(약 1800만원)로 책정됐다.
파리=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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