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올초 2013년형 재규어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 XJ와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XF를 선보였다. 두 차량을 지난 7일 경남 남해군에서 열린 ‘2013 재규어 뉴 엔진 테스트 드라이브’ 행사에서 만났다.
XJ와 XF를 번갈아 타며 남해에서 사천까지 왕복 146㎞를 4시간가량 달렸다. 시승 코스는 푸른 남해바다를 끼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왕복 2차로와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가 적당하게 섞여 있어 차량 성능을 시험해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먼저 탄 모델은 XJ 2.0P 럭셔리 LWB. 2.0ℓ 터보 엔진과 자동8단 변속기가 장착됐다. 차량 길이(전장)가 5252㎜로 5m를 넘는데 배기량 2000cc급 엔진이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이런 의문은 금세 사라졌다. 스타트 버튼을 누른 뒤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대로 치고 나갔다. 중형급 엔진치고는 힘이 넘쳤다. 이렇게 작은 엔진이 큰 힘을 내는 비결은 초경량 알루미늄 설계에 있었다. 무게가 130㎏밖에 되지 않는 2.0ℓ 터보 엔진은 최대출력 240마력, 최대 토크 34.7㎏·m의 성능을 낸다. 엔진뿐 아니라 차체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경쟁 차종보다 무게를 150㎏ 줄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XJ의 외관에서는 재규어 디자인 총괄 수석디자이너인 이안 칼럼의 손길이 느껴진다. 재규어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역동성 넘치는 겉모습이 눈길을 잡아끈다. 차량 내부는 호화 요트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화려하게 꾸몄다고 한다. 질감과 색감의 통일을 위해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 등에는 차량마다 한 그루의 나무에서 나오는 목재를 사용했다.
중간 경유지에서 XF 3.0SC 럭셔리로 갈아타자 고급 스포츠 세단의 파워 넘치는 성능을 만끽할 수 있었다.
3000cc급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최고 출력 340마력, 최대 토크 45.9㎏·m의 성능을 발휘하는 3.0ℓ 슈퍼차저 엔진은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여줬다. 액셀러레이터를 살짝만 밟아도 지면을 박차고 튀어나갔다. 좌우로 급격하게 굽은 길을 시속 100㎞ 이상으로 달려도 쏠림현상을 느낄 수 없었다. 고속도로에 올라타 드라이브 셀렉터를 S모드로 돌리고 고속으로 주행해 보니 서스펜션이 단단해지고 날카롭게 치고 나갔다. 시속 150㎞를 넘어 200㎞ 이상에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었다. 가격은 XJ 2.0P 럭셔리 LWB 1억2190만원, XF 3.0SC 럭셔리 7620만원.
남해=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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