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보안전문가 양성 대학…미국 145곳, 한국은 2곳뿐…

입력 2013-03-25 16:52   수정 2013-03-25 23:37

이순형 라온시큐어 사장

화이트해커 양성학원…국가차원서 설립 나서야
美보안병 5년내 5배 확대…中은 해커 500만명 육성




“국내에서 화이트해커 교육은 보안전문학원에서 초보적인 기술을 습득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저급한 수준의 보안기술자 숫자만 늘릴 뿐 국가의 명운이 걸린 사이버 전쟁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습니다.”

통합보안기업 라온시큐어의 이순형 사장은 25일 “화이트해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우리 현실은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는 방법 외에는 제도권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화이트해커는 컴퓨터와 온라인의 보안 취약점을 연구해 해킹을 방어하는 전문가로 사이버 공간에 침투해 중요 정보를 훔치거나 시설을 마비시키는 ‘블랙해커’에 맞서 싸우는 사람을 말한다.

▷화이트해커가 부족하다는데.

“몇 년 전부터 우리 정부도 화이트해커를 키우기 위해 국비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보안전문학원에서 초보적인 기술을 습득하는 보안기술자들을 양산하는 수준이다.”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한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블랙해커의 침투를 막으려면 화이트해커 수준이 높아야 한다. 학문적 이론적 기반은 물론 수십년의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은 인재 양성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이나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 미국은 정부에서 컴퓨터와 온라인 보안전문가 양성과정을 지원하는 대학이 145개나 되지만 한국은 충남대와 고려대 두 곳뿐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국가 차원에서 화이트해커 양성 사관학교를 설립해 대대적으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높은 기술 수준을 갖고 있는 화이트해커는 기업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큰 자산이다.”

▷사이버 전쟁 가능성은.

“사이버 전쟁은 사전에 아무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다. 전력과 교통, 가스관과 상하수도 등 주요 국가 기반시설을 순식간에 초토화할 수 있다. 총탄이나 대포를 쏘는 재래식 전쟁이나 핵전쟁보다 더 무서운 전쟁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사이버전쟁이 실제 전쟁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주요 국가들이 사이버 부대를 창설하고 있다.”

▷각국의 사이버부대 수준과 규모는.

“미국은 최근 사이버사령부 규모를 현재 900여명에서 향후 5년 내 군인·민간인 등 4900여명으로 5배 이상 늘리는 계획을 승인했다. 매년 약 4조5000억원을 들여 사이버 전쟁 훈련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유닛8200’이라는 사이버 부대를 만들어 미국 사이버 부대와 견줄 만한 수준으로 화이트해커를 양성하고 있다. 중국은 500만명 이상의 고급 기술을 보유한 해커를 육성하고 있다. 북한도 ‘전자전부대’에서 1만2000여명의 세계 최고 수준 해커를 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특히 강하다는데.

“중국은 오래 전부터 적국의 급소를 사이버전으로 타격하는 점혈전략 훈련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구기관들은 중국 해커가 공격을 서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우 끈질기고, 다른 국가보다 평균 두 배 이상 공격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북한도 사이버상에서 활발한 게릴라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우리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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