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희 기자] 사랑할 때 감성보다 이성이 앞서는 차가운 남자가 있다. 29년 동안의 연애를 살펴보면 싸운 기억이 별로 없다고 말하는 배우 이민기. 그런 그가 최근 개봉한 ‘연애의 온도’(감독 노덕)를 통해 사랑 앞에 누구보다도 뜨거운 남자 이동희로 변신했다. 다시 한 번 사랑을 하면 뜨거운 열애를 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이민기. 그의 실제 연애는 어땠을까?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민기와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는 반바지를 입고 등장해 패셔니스타의 면모를 뽐냈다. “많은 분들이 각선미가 좋다고 이야기하시긴 하는데… 봄 이고요. 조금씩 앞서 가야죠.”
남다른 패션도 자기 멋으로 소화해내는 이민기. 그는 ‘연애의 온도’에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질투심을 그대로 드러내는 남자 이동희 역을 맡아 사랑에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사랑하는 옛 애인 장영(김민희)의 일이라면 직장상사를 때리는 일도 서슴없이 감행하지만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한 사실을 알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표현해내 공감을 얻었다.
이날 이민기는 ‘연애의 온도’에서 쿨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 동희 캐릭터에 “몇몇 여성분들이 영화를 보신 후에 장영에게 감정이입을 많이 하셔서 저한테 뭐라고 하더라. 사실 시나리오를 보면 장영과 동희 캐릭터가 누구랄 것 없이 똑같은 캐릭터다. 그러나 동희에 대한 이야기가 편집되니까 여성 관점이 더 부각됐다”며 “동희의 행동이 이해가 될 수 있는 장면이 나오지 못해 아쉽지만 오히려 그런게 장점으로 느껴졌다. 생각해 보니 영화 속에서 둘 다 한테 이해가가고 연민이 가면 관객들이 보는데 불편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관객 분들이 보시기에 동희라는 캐릭터가 미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처한 상황과 행동 때문이지 관객 분들이 ‘동희’라는 인간 자체를 미워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극중 동희의 행동은 장영 때문이며, 좋아해서 그런 거니까”라고 캐릭터에 애정을 드러냈다.
◆ 이민기, 실제 연애는 ‘연애의 온도’와 정반대?
뜨겁게 싸우고 질투하며 사랑을 표현하는 동희. 그렇다면 동희를 연기한 이민기는 어떤 남자일까. 그는 “동희를 연기하면서 그동안 난 재미없는 연애를 한 것 같더라. 나는 연애할 때 조심스럽고 신중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편이다. 그게 내 나름대로는 배려하고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극중 끊임없이 싸우는 동희와 달리 그는 “첫사랑 빼곤 싸운 기억이 거의 없다. 상대방과 말다툼을 하게 될 상황에 놓이면 나 스스로 ‘결혼을 한 것도 아닌데 왜 화를 내’라고 생각하며 참고 넘긴 것 같다. 대신 내가 이해하는 만큼 상대방도 날 배려하고 이해해준다고 믿었다”라며 “하지만 그게 이별의 원인이 되더라. 그 이상의 성장을 못하니까”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민기는 자신의 연애 스타일을 ‘감성 보단 이성이 더 먼저인 연애’라고 요약했다. 털털한 모습과 달리 사랑 앞에선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연애를 한 이민기, 영화 속에서는 헤어지고 만나는 것을 반복하지만 정작 본인은 헤어지고 연인을 다시 만난 경험이 없었다고 한다.
이민기는 “내 기억에는 헤어진 사람과 다시 만난 기억은 없다. 다시 만나게 되면 연인 사이가 아닌 다른 관계로 만나지더라.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헤어지자’는 말을 쉽게 혹은 함부로 하는 사람은 결국 ‘또 반복하게 될 것이다’라는 의식이 있더라”라며 자신의 연애를 떠올렸다.
그는 “보통 여자들이 남자친구와 싸우면서 쉽게 ‘헤어져’라는 말을 하지만 그 말 속에는 ‘잡아줘. 사과해’라는 말이 내포되어 있지 않냐. 그런데 나는 ‘헤어져’라는 말을 쉽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한 번 더 말하면 진짜 헤어질 거야’라고 말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별한 적이 있었다”며 “아마도 다른류의 사람이 만났기 때문인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싸우고 화해하고 다시 만나 사랑하면 끝날 수 있는 상황인데 나는 상대방과 안 싸우려고 피하고 참았으며, 상대는 항상 그게 못마땅해 ‘헤어지자’는 말을 자꾸 꺼냈다. 그래서 결국 이별했다”고 덧붙였다.
이민기는 뜨겁게 사랑하고 뜨겁게 싸우는 ‘동희’ 캐릭터와는 정반대로 이별이 다가올수록 더욱 차가워지고 이성적으로 변하는 연애를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그가 동희를 연기하면서 연애관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말해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는 “동희를 연기하면서 내가 너무 날을 세우고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연애에서는 상대방과 싸워보기도 하면서 편안하게 동희처럼 연애를 해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신중하게 사랑하고 차갑게 이별을 받아들인 이민기, 그는 현재 본인의 ‘연애의 온도’에 대해 “온도계를 터트릴 수 있을 정도로 연애를 갈망하고 있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그는 “현재 여자 친구가 없어서 그런지 뜨거운 연애를 하고 싶다. 막상 연애를 시작하면 또 다시 조심스러워 지고 뜨거운 탕에 얼음을 집어 넣겠지만 지금 나의 ‘연애의 온도’는 다가올 사랑을 기다리며 무지하게 뜨겁다”고 말해 앞으로 그가 어떤 연애를 할지 기대감을 일으켰다.
한편 이민기 김민희 주연의 ‘연애의 온도’는 남들 눈을 피해 짜릿하게 사랑한 3년차 비밀 연애 커플이 헤어진 후 더 뜨거워지는 연애담을 그린 로맨스다. 연애 초반에는 세상 모든 것을 줄 것처럼 달콤하다가도 헤어진 이후에는 서로에게 욕을 하며 육탄전도 마다하지 않는 리얼 연애담을 통해 사랑 싸움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전국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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