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에도 줄줄이
"곧 인상" 소문 구매 유도도
“4~6월 사이에 제품별로 최소 120만원 이상 가격이 오를 것이다.”(롤렉스) “4월 중순 가격을 평균 5% 인상한다는 지침을 본사로부터 받았다.”(까르띠에) “한국만 2011년 가을부터 가격을 동결해왔다. 올해는 인상 가능성이 높다.”(IWC)
26일 서울 유명 백화점의 명품시계 매장 직원들은 이처럼 조만간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롤렉스, 까르띠에, IWC는 국내 백화점 시계 매장에서 매출 1~2위를 다투는 간판 브랜드. 이들 외에 억대를 넘나드는 ‘특A급’부터 젊은 층에 인기가 높은 ‘엔트리급’까지 주요 시계 브랜드들도 잇따라 가격 인상 채비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예거르쿨트르, 랑게운트죄네, 부쉐론, 파네라이 등은 다음달 1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적게는 1%, 많게는 10% 이상 인상한다. 또 브라이틀링이 4~5월께 5% 안팎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호이어는 이미 지난해 10월 전 제품 가격을 5~10% 올렸다.
명품시계 가격 인상은 연례행사처럼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시계회사들이 매년 초 열리는 시계박람회에서 신제품을 공개하고, 이들 상품이 매장에 풀리기 시작하는 2분기부터 전 세계 가격을 일괄 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사 지침’이 실제 인상 시점에 임박해 내려오는 탓에 소비자들의 피해도 적지 않다. 불과 며칠 사이에 수십만~수백만원을 더 내거나, 가격 인상설을 믿고 구매 시기를 무리하게 앞당기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최근 결혼 예물로 오메가 시계를 구입했다는 회사원 박모씨는 “매장 직원이 조만간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미리 구입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메가 측은 “현재로선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일부 인기 브랜드는 소비자가 시계값 전액을 결제하고 대기하는 도중 가격이 인상되면 제품을 수령할 때 인상분만큼 더 지급하도록 하는 정책을 쓰는 점도 논란거리다.
명품시계는 기본적으로 고가(高價) 제품이어서 가격이 1~2%만 올라도 소비자 가격은 수십만원씩 뛴다. 가장 유명한 명품시계 모델의 하나로 꼽히는 롤렉스 ‘서브마리너’의 국내 가격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500만원대였으나 지난해 7월 1000만원 선이 됐다.
최근 국내에선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구찌, SK-Ⅱ 등의 수입 브랜드가 잇따라 값을 올려 논란을 빚고 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명품시계 가격은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인건비 등과 국가별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해지는 것”이라며 “고급 이미지가 생명인 명품에 환율 하락을 근거로 가격 인하를 기대하는 건 이쪽 생리를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계업체들이 한국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 가격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사례도 있다. IWC는 국내 인지도가 낮았던 2000년대 중반 스위스 본사를 설득, 한국 가격을 크게 낮춤으로써 소비자 저변을 크게 넓혔다. 파르미지아니도 지난해 말 한국 가격만 10% 이상 내리는 파격적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후발 주자인 자케드로, 몽블랑 등도 가격 인상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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