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원유…중동 최대시장 부상
복구사업에 한국 기업 참여 희망…'대한민국 기적' 방영돼 인기 끌어
“전쟁으로 바그다드 등 주요 도시 시설 상당 부분이 파괴된 이라크는 원상 복구를 위해 30년 이상 쉬지 않고 재건해야 할 상황입니다. 원유 증산으로 확보된 자금으로 재건 작업에 나선 만큼 앞으로 중동 내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큽니다.”
김현명 주이라크 대사는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라크전이 터진 지 10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을 이같이 진단했다. “이라크 정부는 한국 기업이 보건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줄 것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이라크 대사로 부임한 그는 “이라크가 이제 혼란보다는 국가 재건 쪽에 무게가 실린 상태”라고 말했다. 물론 치안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김 대사는 밝혔다. 정파·종파 간 대립과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아직도 매년 4500여명이 테러로 희생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사 본인도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지난해 9월 이라크 정부 인사를 만나러 이동하던 중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지나갈 예정이던 지점에서 폭탄테러가 터진 거예요. 도착하기 1분 전에 말입니다.” 그는 “2011년 말 미군이 철수한 뒤 현재까지 외국 공관이나 기업을 노린 테러는 발생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는 국가 재건에 방점이 찍힌 상황”이라고 전했다. 재건 원동력은 원유 생산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석유생산량을 하루평균 30만 배럴까지 늘리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에서 이란을 제치고 원유생산 2위국으로 올라섰다.
김 대사는 이라크가 최근 연간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을 이어온 점에 주목했다. 그는 “세계은행은 이라크 국내총생산(GDP)이 2011~2013년에 걸쳐 총 3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잠재 성장 역량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는 영국 독일 중국 등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수시로 비즈니스 포럼을 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 진출도 빨라지고 있다. 김 대사는 “2, 3년 전에는 바그다드에 한국 기업 사무소가 한 곳도 없었는데 이제 20여곳이나 들어섰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약 80억달러 규모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을 따냈고 STX중공업은 10억달러에 이르는 발전플랜트 건설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20억달러 규모의 플랜트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는 “이라크가 전쟁의 폐허에서 단기간에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적 성공을 거둔 우리나라를 발전의 롤모델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11월에는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을 담은 ‘대한민국의 기적-한국을 아십니까’라는 동영상이 안바르주 방송채널에서 황금 시간대에 방영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한국 기업들이 이라크 정부와 국민,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라크는 경제 분야에서 법적 제도 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며 “이라크 문화를 존중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는 게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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