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사진)은 기업인 배임죄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대해 “경제민주화도 좋지만 기업인의 경영 행위에 지나친 법적 제재를 가하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에 이를 제도적으로 막기 위한 것”이라고 27일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치의 영역에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법안을 발의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지난 25일 대표발의한 ‘상법 일부 개정안’은 기업인에게 경영 판단 결과에 따른 책임을 물을 때의 요건을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업인이 합리적인 이유와 선의로 행한 경영활동에 대해선 손해가 있더라도 배임죄로 처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의원은 “기업인이 A라는 흑자 회사와 B라는 적자 회사를 갖고 있을 때 A에서 B로 자금을 보낸다고 해서 바로 배임죄로 처벌하는 것은 가혹하다”며 “개인적으로 회사 돈을 착복한다면 횡령이나 배임죄로 엄격하게 처벌해야 하지만 선의라면 전향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같은 ‘경영 판단의 원칙’은 이미 외국에서 입법화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독일 주식법 제93조에서 성문화됐고, 미국에선 판례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에서도 학계에서 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왔고 대법원 판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경영 활동을 했는데도 실패해서 손해가 난 경우”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개인적인 착복이나 횡령, 명백히 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경제민주화 차원에서도 처벌해야 옳다”고 했다.
개정안은 이중대표소송제도 도입하도록 했다. 이중대표소송제는 자회사나 종속회사가 소속 경영진과 이사진의 잘못을 제대로 추궁하지 않을 경우 모회사나 지배회사의 주주가 이들을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하는 제도다.
이 의원은 “지주회사의 경우 이익이나 손해를 내는 요인이 자회사의 사업활동인데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지주회사의 주주는 실질적인 사업주체인 자회사를 직접 관리·감독할 수 없다”며 “자회사의 손해는 모회사의 손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주회사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이중대표소송제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시간을 갖고 충분히 논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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