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낳으면 2000만원 쏜다"…'통큰 경영인' 홍경호 굽네치킨 대표

입력 2013-03-28 15:07   수정 2013-03-28 15:58

셋째 낳으면 2000만 원ㆍ매달 양육비 지급
수퍼바이저서 치킨 프랜차이즈 CEO로…
홍경호 지엔푸드 대표




직원들이 둘째 자녀를 출산하면 1000만 원을, 셋째 출산시 2000만 원을 주는 '통큰 경영인'이 있다. 두 자녀 이상일 경우 한 자녀당 매월 20만 원씩 양육비를 주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결혼 장려금을 지급한다. 주말에 가족들과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가족 숙박비와 휴가비도 지원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홍경호 지엔푸드 대표(44·사진)의 이야기다. 그는 패스트푸드 업체 파파이스의 수퍼바이저로 시작해 업계 4위(점포수 기준)의 치킨 프랜차이즈 최고경영자(CEO)가 된 인물.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통큰 복지'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직원 복지제도를 구상해 금액 규모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지난해 총 14명의 직원에게 기쁜 마음으로 1억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했습니다."

굽네치킨의 직원 복지는 홍 대표의 경영철학인 '역지사지(易地思之)'에서 비롯됐다. 그의 역지사지 대상은 직원과 가맹점주, 소비자다.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고 △가맹점주들이 되도록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프랜차이즈를 개발하고 △맛·인테리어 개발을 통해 소비자가 다시 찾고 싶은 점포를 만드는 게 실천 방안이다.

"가맹사업에도 역지사지 정신을 담았습니다. 굽네치킨 가맹사업의 특징은 '4무(無)정책'으로 로열티, 가맹비, 교육비, 보증금이 없습니다. 인테리어 시공도 본사는 도면제작과 감리만 지원하고 가맹점주들이 원하는 업체를 통해 시공할 수 있죠. 보통 치킨 프랜차이즈가 가맹점을 열 때마다 1000만~2000만 원을 가져가지만 우리가 얻는 수익은 0원입니다."

본사는 물류 유통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전국 물류망을 갖추고 양계장, 가공 공장 등 1·2차 산업을 직접 운영한다. 닭 사육부터 도계, 가공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갖춰 유통구조를 2단계로 줄인 것. 현재 굽네치킨 양계장은 매달 5만 마리의 닭고기를 연중 동일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홍 대표의 '색다른 발상'은 메뉴에도 적용됐다. 그가 굽네치킨을 창업할 당시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은 레드오션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양념치킨 브랜드인 멕시카나ㆍ페리카나와 후라이드 치킨 브랜드인 BBQ치킨, 간장양념을 앞세운 교촌치킨이 가맹사업을 확대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인 '웰빙'에 맞춰 구운 치킨을 내놨다.

"치킨에 '웰빙'을 접목시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오븐에 구운 바삭한 치킨을 개발했고 예상보다 더 많은 고객들이 구운 치킨을 찾았습니다."

굽네치킨은 2005년 첫 매장을 연 후 3년여 만에 500호점을 돌파했다. 현재 870개의 가맹점을 운영중이다.

홍 대표는 올해 굽네치킨의 전 메뉴와 시스템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또 공격적인 점포 확장보다 각 매장의 매출 안정화를 위해 마케팅·홍보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올해는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전국의 수퍼바이저와 팀장들이 가맹점주와 의견을 주고 받으며 메뉴와 시스템을 다시 정비할 것" 이라며 "소규모 생계형 창업에 나서는 가맹점주들에게 '더 많이 돈을 벌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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