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서 조립 생산
오바마 '제조업 부흥' 탄력
미국의 해외 제조업 생산시설 국내 회귀(리쇼어링·reshoring)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구글이 연내에 내놓을 야심작인 안경형 착용(웨어러블) 컴퓨터 ‘구글 글라스’를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생산하기 위해 대만의 정보기술(IT) 부품 제조업체 훙하이(폭스콘)와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애플이 1억달러를 들여 PC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옮겨오겠다고 발표한 지 한 달 만이다.
○구글 “복잡한 것은 국내에서 만든다”
구글 글라스는 눈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기기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인터넷 검색도 가능하다. 구글은 미국에서 체험단 8000명을 선정, 개당 1500달러에 해당 제품을 시범 판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내 시판에 나설 예정이다.
구글의 미국 내 제품 생산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구글은 2010년 동영상 및 음원 재생기기 넥서스Q를 미국에서 생산했다가 성능 미비를 이유로 생산을 중단했다. 구글은 주로 HTC 대만공장 등에 스마트폰 생산 등을 맡긴다.
구글 글라스는 조립 공정이 복잡하고 부품 단가가 비싸다. 그런 만큼 생산 과정을 쉽게 모니터링하기 위해 미국 생산을 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구글 글라스를 조립 생산할 폭스콘의 샌타클래라공장은 구글 본사와 약 20㎞ 거리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제조업 부흥’이 자동차 및 중장비 업종을 넘어 IT 부문까지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멕시코 등에 있는 생산 시설을 국내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 2010년 창설된 리쇼어링이니셔티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미국 내 리쇼어링에 따라 창출된 일자리는 2만5000여개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2009년 말 1147만명이던 미국 내 제조업 종사자 수도 지난해 말 1199만명까지 늘었다.
○IT 제조업에 맞춰 진화하는 실리콘밸리
FT는 실리콘밸리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IT 제조업 창업에도 좋은 인큐베이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킥스타터라는 IT 제조업 전문 벤처투자 펀드가 있는 데다 100달러도 안 되는 비용으로 생산 공정을 컨설팅해주는 회사도 나타나고 있다. 입체 구조물을 그대로 찍어내는 3D(3차원)프린터 기술의 발달로 제품 생산에 드는 비용도 과거보다 줄었다.
스마트 온도 조절기 제조업체 네스트와 무선 헤드폰 제조업체 죠본 등이 이 같은 생태계에서 탄생했다. FT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아이디어와 설계도만 있으면 제조업체를 설립할 수 있다”며 “1990년대 후반 저렴한 웹서버 임대 비용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성장시켰듯 IT 제조업 창업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IT 기기에서 맞춤형 소량 생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유다. 디자인회사 퓨즈프로젝트의 이베스 베하르 대표는 “개성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쉽게 디자인을 바꾸고 기능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본사와 생산지가 가까울수록 경쟁력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기업이 생산지로 선호했던 중국 제조업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10년 미국의 9% 수준이던 중국의 인건비(근로자 시간당 급여)는 2015년 17%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가치도 2010년 6월 이후 2년6개월 동안 9.7% 상승해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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