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OLED TV 출시
1월 북미전시회 출품 땐
너무 떨려 공개현장 못 봐 쉿! 전략제품의 비밀 LG 55인치 OLED TV
“잠깐 졸면 죽는 게 이곳 생리입니다. 죽음의 계곡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 번도 마음 편하게 잔 적이 없습니다.”
이덕진 LG전자 OLED TV 개발 총괄 상무는 28일 “경쟁이 치열한 TV 업계에서는 끝없는 도전만이 살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상무는 “세계 최초로 OLED TV를 출시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겨 이젠 더 이상 도전이 두렵지 않다”고 했다.
LG전자는 지난달 18일 세계 최초로 55인치 OLED TV를 내놨다. 화면 두께는 4.45㎜, 무게는 10㎏으로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TV다.
이 상무는 “기존에 나온 LED TV 두께가 8㎜여서 5㎜ 이하로 줄이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감동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세상에서 가장 얇은 OLED TV를 만들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만든 건 2011년 2월. 경기 평택 LG전자 TV 사업장 내 25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돼 일명 ‘평택 특공대’로도 통했다.
패널 크기를 키우는 게 이들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였다. 김학량 OLED TV 개발팀 연구위원은 “당시엔 15인치 크기의 OLED 패널을 생산한 경험밖에 없었다”며 “한번에 55인치로 뛰어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1주일에 세 번 이상 평택과 LG디스플레이 사업장이 있는 파주를 오가며 문제점을 해결해 갔다”고 덧붙였다.
한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튀어나왔다. TV 개발 막바지였던 2011년 12월 김 연구위원은 밤 9시께 다시 출근했다. 이틀 연속 밤을 새운 뒤라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다가 패널로 영상 신호를 보내는 광케이블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그냥 잘 수 없었다. 연구팀 전원이 밤을 꼬박 새워 문제를 풀었다.
작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소비자가전전시회(CES) 때도 위기가 찾아왔다. 서울에서 사흘 밤을 새우며 일일이 손으로 조립해 OLED TV 15대를 만들었는데 현장에서 틀어보니 화면이 나오지 않았다. 현지에서 가까스로 문제를 해결했으나 발표 당일 팀원들은 너무 떨려 OLED TV 공개 현장을 볼 수 없었다. TV가 작동한 뒤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나오자 그제야 팀원들은 크게 웃으며 TV를 바라볼 수 있었다.
‘평택 특공대’는 지금도 활동 중이다. 9.5㎜인 TV 테두리(베젤)를 줄이는 작업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 상무는 “베젤이 줄어들수록 화면의 몰입도도 커지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유기물이라 베젤이 너무 얇으면 공기나 수분이 패널에 들어가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며 “그래도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베젤을 줄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OLED TV시장을 선점하는 회사가 세계 TV시장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차세대 TV는 홀로그램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며 “벽에 얇은 화면만 붙어 있는 상태로 좌우뿐 아니라 상하까지 휘어져 있는 화면이 입체화면을 구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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