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銀, 파생상품 다시 판다…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입력 2013-03-29 16:42   수정 2013-03-30 01:48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가인 미국 월스트리트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파생상품 투자 유치에 나섰다.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저금리 여파로 고위험·고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씨티은행이 미국 바깥의 선박금융에 투자하는 5억달러 규모의 파생상품을 만들어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건조 중인 선박을 담보로 배값을 해운사에 빌려주는 선박금융이 기초자산인 이 상품은 부도 위험이 큰 대신 투자자에게 연 13~15% 수익을 보장한다. 씨티는 유동성 위험에 시달리는 해운사에 선박금융을 집행한 뒤 이를 기초로 증권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판매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돈을 빌린 해운사가 부도나면 대부분의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없는 고위험 상품이지만 은행은 리스크를 투자자들에게 전가시키는 구조다.

마이클 콜린스 푸르덴셜채권 수석투자팀장은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파생상품 시장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5.56%까지 떨어지는 등 ‘정크본드(투자 부적격 회사채)’ 시장의 유례없는 호황도 이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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