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칼럼] 스키니진 즐겨 입고 야근 잦은 여성들…질염 주의보 발령

입력 2013-03-29 16:50   수정 2013-03-29 22:40

최근 국내외에서 남성과 여성의 성 격차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무엇보다 여성에 대한 인권 신장과 여성 건강, 성에 대한 인식 전환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한다. 의학적으로 보면 여성 건강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다는 것도 문제다. 여성 건강, 예컨대 성에 대한 인식 자체가 매우 낮다 보니 회사에서 당당히 산부인과 검진을 위해 연차를 사용한다거나 흔히 겪는 여성 질환으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임신·출산 외에도 산부인과에서 다루는 여성 질환이 무수히 많은데도 사회적 인식은 저만큼 뒤처져 있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미혼여성들은 산부인과 질환, 흔히 발병하는 여성 질환에 대해 잘 모르거나 문제가 있어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 10명 중 7명이 겪고 있는 질염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여성이 일생 동안 한 번은 경험할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증상과 관리법을 몰라 병을 키우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40대 이상 중년 여성 2명 중 1명은 질염 유경험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여성 질환이다.

질염의 경우 여성 질 내부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질염 원인균이 증식해 발생한다. 평소 조금만 생활 습관을 바꾸고 예방에 신경을 쓰면 발병률을 낮출 수 있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신체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는 스트레스나 야근을 줄이고, 신체를 꽉 조이는 레깅스 스타킹 스키니진 등 패션 아이템의 장시간 착용을 줄이도록 생활습관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 약국에서 여성 전문 세정제를 당당하게 구입해 사용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구매가 쉽다는 이유로 드럭스토어에서 여성 세정제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성 세정제의 경우 국소 부위에 직접 닿는 만큼 질 내 정상균과 수소이온농도(PH)를 유지·보호하는 지노베타딘과 같은 전문 여성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시중에서 흔히 판매되는 향기 위주의 제품은 질염 원인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보다는 세정에 초점이 맞춰져 질환의 예방·관리에는 미흡할 수 있다. 지노베타딘과 같은 전문 여성 세정제의 경우 살균성 질 세정 및 예방을 위해 주 2회 사용하면 된다. 질염이 의심돼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면 하루 1~2회 정도 용도에 따라 사용법을 달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성 질환에 대한 인식은 단시간에 바뀔 수 없는 만큼 꾸준히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하지만 여성 스스로 당당히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문화는 여성 질환의 발병률을 낮출 뿐 아니라 여성들의 사회 참여율을 높이고 경제활동 기간을 늘리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부끄럽다던 여성 질환도 이제는 당당히 말할 때가 됐다.

김현영 <김현영산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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