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10명 중 7명은 지난해 경제 불황 속에서도 재산이 늘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9일 공개한 2012년 국회의원 재산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전체 의원 296명 중 71.6%인 212명의 재산이 증가했다. 2011년 증가율 49.8%보다 21.8%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1억원 이상 재산을 불린 의원도 전체 3분의 1이 넘는 106명에 달했다.
재산 증가폭에선 고희선 새누리당 의원이 718억3300만원으로 가장 컸다. 고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코스닥 상장사 농우바이오의 보유주식 평가액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그가 790만주를 보유한 농우바이오 주식 평가액은 지난해 5월 말 첫 재산등록 때의 1023억500만원에서 7개월 만에 714억9500만원 늘어난 173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어 이재영(경기 평택)·장윤석 새누리당 의원, 이학영 민주통합당 의원도 1년 새 10억원 이상 재산이 늘었다. 이재영 의원의 재산 증가액은 38억6700만원으로 본인과 배우자, 장남의 채권(41억8500만원)을 새롭게 등록한 데 따른 것이다.
1억원 이상 증가한 의원들을 정당별로 살펴보면 새누리당이 56명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 42명, 강창희 국회의장을 비롯한 무소속 5명, 진보정의당 2명, 통합진보당 1명 등이었다. 예금액 증가나 채무 감소가 그 이유다. 19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정치자금 계좌를 등록, 후원금을 거두며 예금이 증가한 데다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선거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대출금을 선거비용 보전으로 되갚은 게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주식평가 손실로 979억원 감소한 1조9249억원을 신고했다. 정 의원의 보유재산은 재산 순위 2위인 고희선 새누리당 의원의 10배에 달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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