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왜이러나…피의자, 정문으로 버젓이 도주

입력 2013-03-31 15:18   수정 2013-03-31 15:40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피의자들이 도주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경찰의 기강해이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31일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휴대폰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던 이 모(17)군이 전날 오후 4시쯤 담당 형사가 화장실에 간 틈을 타 도주했다. 이 군은 수갑을 찬 상태였다.

이 군은 지난 27일 오전 5시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전동차 내에서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잠을 자던 승객의 휴대전화 케이스를 훔쳐 달아났지만 이틀 뒤 검거, 30일 새벽 마포경찰서로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방 안에 다른 형사 1명이 있었지만 다른 업무를 처리하느라 달아나는 이 군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 경찰 병력 400여명을 투입, 서울 홍대입구와 신촌 일대 수색에 나섰으나 이 군을 아직 붙잡지 못했다.

앞서 지난해 연말과 올 연초에도 경찰에서 조사를 받던 피의자들이 잇따라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지난해 12월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던 노영대(34)는 경찰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주, 이후 5일 간 추적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전과 9범이던 노 씨를 잡범 취급하며 감시를 소홀히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찰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최갑복(52)은 대구동부경찰서 유치장 배식구와 창문살을 연달아 빠져나오면서 탈출, 6일 뒤 경남 밀양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검거됐다. 이 사건으로 동부경찰서는 경찰서장을 직위해제하고 직원 12명을 근무 소홀로 징계했다.

올 1월에는 전북 전주에서 수갑을 풀고 달아난 강지선(31)이 도주 닷새 뒤 붙잡힌 사건도 있었다. 당시 강지선은 전주를 빠져나가지 못했을 것이라는 경찰의 예상과 달리 1000여 명의 수사망을 뚫고 서울 강동구에서 체포됐다.

한경닷컴 뉴스팀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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