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0일 미국 신문들이 빠짐없이 실은 사진 한 장. 앳된 얼굴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늙은 군수뇌부와 함께 ‘미국 본토 타격’ 작전계획을 논의하는 장면이다. 언론들은 북한의 도발 위협이 ‘수사(rhetoric)’를 넘어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외교전문 매체인 포린폴리시는 노동·대포동·무수단 등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사정권(일본·괌·알래스카주)을 그래프로 표시하면서 “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시상황 선포가 전례 없는 최고 수준의 위협이지만 내부결속 또는 엄포용이라고 진단한다. 김정은이 빈약한 통치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국제사회로부터 무엇인가를 얻어내려는 전술이라는 설명이다.
북한의 전쟁위협을 놓고 워싱턴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는 것은 김정은에 대한 정보부족 탓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2011년 12월 김정은이 북한의 새 지도자로 떠오를 당시, 미국 정보 당국과 민간 싱크탱크에선 그가 ‘스위스 유학파’라는 점을 거론하면서 북한 체제의 변화와 개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김정일보다 더 폐쇄적이고 도발적인, 그리고 예측불허인 존재로 드러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사설에서 “김정은이 어떤 인물인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며 “김정일은 백성을 굶겨 죽이고 핵실험을 했지만 적어도 전쟁은 선포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김정일 시대를 그리워하는 것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고 보도했다.
얼마 전 미국 국무부의 북한 담당 고위 간부는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에 국지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도 모른다. 전적으로 북한(김정은)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개인적으로 북한이 남한에 미사일을 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부연했지만, 그 역시 김정은의 속내를 모르겠다고 털어놓은 셈이다.
김정은이 진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지 못하면 북한 문제를 풀어갈 협상은 겉돌 수밖에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의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모험을 걸고 최고위급 특사를 북한에 보내 김정은의 속내를 확인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만약 오바마가 못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장진모 < 워싱턴 특파원 기자 jang@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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