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바다·하늘 빛깔마저 '럭셔리 물결' 그러니까 발리

입력 2013-03-31 17:12   수정 2013-04-01 02:55

'고급 리조트 왕국'인도네시아 발리

인도양·태평양 경계 황홀한 경치…호텔·리조트업계 세계 최대 격전지

스위트룸 111개 6성급 '물리아' 개장…일 년에 며칠쯤은 '내가 여왕이다'




‘세인트 레지스, 콘래드, 불가리, W, 그랜드 하얏트, 인터컨티넨탈, 포시즌, 반얀트리, 리츠칼튼, 르 메르디앙…’ 인도네시아 발리의 덴파사르 응우라 라이 공항에 도착해 스마트폰 구글맵을 실행시켰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글자는 OOO호텔, OOO리조트다. 스크롤을 계속하니 수많은 호텔과 리조트 이름이 어지럽게 눈에 들어온다. ‘리조트의 섬’에 왔음을 실감했다.

○호텔&리조트의 격전지 발리

발리는 호텔·리조트 업계 세계 최대 격전지 중 하나다. 인도양과 태평양 경계에 있는 인도네시아의 남쪽 섬 발리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물론 유럽 중동 호주 아시아 등 여러 지역에서 접근성이 탁월하다는 지리적인 이점을 가졌다. 이런 장점은 메리어트, 스타우드, 하얏트, IHG, 힐튼 등 글로벌 메이저 호텔 그룹이 보유한 세인트 레지스, 콘래드 등 최고급 브랜드부터 머큐어, 홀리데이 인 등 중저가 체인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호텔·리조트 브랜드를 발리로 불러들였다.

이들은 현지 호텔·리조트들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휴양지로서 가치를 높여 나갔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리조트나 호텔 시설은 타 지역 같은 브랜드 업장에 비해 최고 수준이다. 지중해, 카리브 등 고급 휴양지로 유명한 지역들에 비해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지금은 흔해진 ‘풀빌라’도 발리에서 급속히 발달해 세계로 퍼져 나갔다.

발리의 바다는 아름답지만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 적합한 에메럴드 빛 산호초 해안은 북부 해안 중 극히 일부다. 대부분 서퍼들이 좋아하는 센 파도가 치고 검푸른 물빛을 띤 해변이 많다. 수상 방갈로가 발달한 몰디브나 필리핀 북부지역 등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리조트 업계는 거대한 풀장을 건설해 ‘라군풀’ 등의 이름을 붙였고, 개별 객실에 수영장이 달린 ‘풀빌라’가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했다.

○화이트 비치와 화사한 대리석의 조화

‘리조트 왕국’ 발리에서 최고의 리조트가 어딘지 손꼽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지어진 럭셔리 리조트는 지난해 연말 누사 두아 지역에 들어선 ‘물리아 발리’(The Mulia, Mulia Resort & Villas-Nusa Dua, Bali)다. 물리아는 국내에는 생소한 브랜드지만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는 인지도가 높다. 자카르타 물리아 호텔을 기반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한 물리아는 인도네시아 호텔가에서 가장 비싼 브랜드 중 하나다. 한국의 신라호텔과 비슷하다.

물리아 발리가 있는 누사 두아 지역은 ‘교통지옥’으로 알려진 발리에서도 붐비지 않는 곳으로 꼽힌다. 세인트 레지스, 닛코 등의 리조트가 이웃해 있다. 이 지역의 장점은 스미냑 등 다른 해변처럼 개펄이 아니라 깨끗한 화이트 비치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 공항에서 30분 정도 택시를 타고 물리아 발리에 도착했다.

6성급 초럭셔리 리조트는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30㏊에 이르는 단지에는 526실의 ‘물리아 리조트’, 111개 스위트 객실로 채워 넣은 ‘더 물리아’, 108채의 단독 풀빌라가 있는 ‘물리아 빌라스’를 중심으로 3개의 웨딩채플, 7개의 식음업장과 5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컨벤션 시설들, 스파와 야외 수영장이 들어서 있다. 제주 중문단지 특급호텔 전체를 합쳐 놓은 것과 비슷한 규모다. 단지 안에서는 골프장처럼 카트(물리아에서는 ‘버기’라고 부른다)를 이용한다.

체크인하기 위해 로비에 들어섰다. 실내는 온통 대리석으로 치장해 놨다. 유럽에서 공수해온 희귀한 보랏빛 대리석이 프런트 데스크 뒤편에 병풍처럼 둘려 ‘여기는 비싼 곳’이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층고가 높고 사방에서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로비에서 테라스 쪽으로 나가 본다. 말발굽 형태로 만들어진 ‘물리아 리조트’와 중앙 정원을 지키는 거대한 석상들이 먼저 보인다. 시선의 끝에는 거대한 수영장과 인도양의 신비로운 수평선이 오버랩된다.

○한식도 수준급인 물리아 발리 레스토랑

‘물리아 리조트’에서 가장 싼 객실은 1박에 380달러부터 시작하지만 충분히 호사스럽다. 세 가지 유형의 일반객실과 두 가지 형태의 스위트 객실 모두 특별히 주문 제작한 높고 푹신한 최고급 침대를 갖췄다. 시트와 이불 등 침구류 역시 기존 호텔들에 비해 올이 가는 최고급 제품을 사용해 피부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고 쾌적하다. 1층에 있는 객실은 테라스 앞에 펼쳐진 수영장에 곧바로 뛰어들 수 있어 좋다.

모든 객실이 스위트룸인 ‘더 물리아’는 버틀러(VIP전용)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 조용한 분위기의 전용 해변 및 바다와 맞닿아 있는 오션 프런트 풀장 등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가장 편리한 위치다. 1박에 825달러부터 시작하며 객실 테라스마다 전용 자쿠지(대표적인 욕조 브랜드)가 설치돼 있는 것이 특징. 1박 기준 1030달러부터 시작하는 ‘물리아 빌라스’는 108채의 풀빌라들이 작은 마을을 이룬다. 각 빌라는 담장으로 경계가 나뉘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작은 정원을 지나 차양이 쳐진 야외 휴식공간과 하이드로 테라피를 즐길 수 있는 개인전용 풀, 선베드가 차례로 보인다. 객실의 욕실이 호화롭고 넓어 허니문 여행객들에게 알맞아 보인다. 빌라는 원 베드룸, 투 베드룸부터 식스 베드룸까지 다양해 대가족이나 돈 많은 소규모 그룹이 독립된 분위기를 만끽할 수도 있다.

메인 레스토랑 ‘더 카페’는 뷔페식으로 운영된다. 섹션별로 나뉜 코너에서는 국내에서 흔히 보는 뷔페 메뉴 외에도 특화된 아시아권 메뉴들을 내놓는다. 인도네시아 전통 요리부터 태국 인도 중국 일본 등의 요리들이 차려져 있고 한식 코너도 별도로 운영한다. 해외 리조트라고 해서 어설픈 한식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갈비나 불고기 등의 음식 맛은 수준급이며 모둠전과 잡채에 김치도 세 종류나 갖춰 놨다.

번잡한 뷔페가 싫다면 지중해풍 레스토랑 ‘솔레일’이 있다. 신선한 해산물과 푸아그라(거위 간), 트뤼프(송로버섯) 등 고급식재료를 이용해 섬세한 손길로 만든 수준급 요리들이 제공된다. 주말에 즐길 수 있는 브런치는 인근 지역 부유층에게 입소문이 나 인기몰이 중이다.

○예술의 향기 가득한 우붓

발리가 동남아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점은 독특한 문화의 향기다. 해안 리조트 지역에서 북부 산악지역으로 가는 중간에 위치한 우붓은 발리 문화의 중심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배경이 된 동네로 두사누아 지역에서 1시간30분 남짓 택시를 타고 간다.

이 지역에선 규모를 갖춘 미술관과 작은 갤러리를 비롯해 길거리 노점에서도 온갖 그림들을 접할 수 있다.

1930년 무렵부터 유럽의 화가들이 발리의 매력에 빠져 거주하면서 이 지역을 바꿔놨다. 네카 미술관, 프랑코 미술관, 아르마 미술관 등이 우붓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으로 손꼽힌다. 원숭이의 집단 서식지인 몽키 포레스트에서 왕궁으로 이어지는 길은 우붓 지역관광의 핵심.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줄지어 늘어선 거리 곳곳의 갤러리, 민속품 상점들과 함께 일본풍 유럽풍의 작은 옷가게를 둘러봐도 재미있다. 투어의 기점이 되는 우붓 왕궁과 시장 사이에 난 도로를 따라 원숭이 숲(몽키 포레스트) 입구까지 가는 길은 대충 둘러봐도 약 1시간 걸린다.

발리/글·사진=문유선 여행작가 usun3003@gmail.com

■여행 팁

사향고양이 배설물서 찾아낸 커피원두 '코피루왁' 맛보세요

대한항공과 인도네시아 가루다항공이 인천~발리 직항편을 매일 운항하며 7시간 걸린다. 오는 7월25일부터 아시아나도 주 2회(목·일요일) 발리행 비행기를 띄운다. 환율은 1만루피아가 1200원 정도. 연중 30℃가 넘는 전형적인 열대성 기후다. 건기가 시작되는 4월부터는 햇살이 뜨겁지만 습하지는 않다. 우기는 한국의 겨울과 봄 사이인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택시나 대여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가이드를 포함한 차량 1일 이용 가격은 60달러 정도다. 리조트 지역과 다운타운인 꾸따 비치 인근에는 다양한 가격대의 각 나라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이 많다. 바비 굴링(돼지고기 바비큐) 등 토속 음식도 도전해볼 만하다. 발리는 커피로도 유명한데 사향고양이 배설물에서 나온 커피콩을 이용한 ‘코피루왁’의 주요 산지 중 하나다. 발리의 남서쪽, 꾸따 비치는 세계 서퍼들의 성지다. 누사 두아 지역에서는 약 30분 거리. 탁 트인 해변에는 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가득하다. 한국 돈으로 2만원 정도만 내면 서핑용품을 빌려주며 간단한 강습도 해준다. 꾸따 비치의 장엄한 낙조는 발리 여행객에게는 필수 코스. 넘실대는 파도 너머로 시뻘건 해가 떨어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 오면 수많은 인파가 인종과 나이를 불문하고 할 말을 잊어버린다. 물리아 리조트 한국사무소. (02)2010-8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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